[길벗 따라 생활건강] 마음과 건강①

  • 입력 2019.03.24 18:00
  • 기자명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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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몸과 마음이 실제로 과거로 돌아가는, 한마디로 젊어지는(?) 실험이었습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이야기냐고요? 오늘은 1988년 미국에서 있었던 유명한 이 실험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하버드대학교 엘렌 렝어 교수는 71세 이상 노인들을 선별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의 가설은 간단했습니다. ‘과거로 삶을 통째로 옮긴다면, 몸도 같이 젊어진다.' 우선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참가자들의 건강상태(얼굴사진, 체력, 지각, 인지, 미각, 청력, 시력, 보행, 근육량 등 거의 모든 생체지표)를 체크했습니다. 그 후 5일간 실험을 시작하였습니다. 비교를 위하여 실험을 하지 않은 통제집단도 구성하였습니다.

대상자들은 철저히 20년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TV를 틀어도 20년 전의 방송이 나오고, 라디오 속에서도 추억의 노래와 광고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잡지나 책 같은 모든 읽을거리도 20년 전의 소품을 그대로 가져다 두었습니다. 실험에 참가할 땐 20년 전의 자기 사진을 가지고 오게 하였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심리적으로 완전히 그 시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받았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요.

첫날 저녁에는 모두 모여 20년 전의 영화를 다 같이 관람했습니다. 둘째 날 저녁에는 20년 전의 TV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게임을 다 같이 진행했습니다. 셋째 날 저녁에는 20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뒤 정치토론을 했습니다. 넷째 날 저녁에는 20년 전의 TV시트콤을 보았습니다.

실험이 끝난 후,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년 전의 삶을 실제로 살았던 실험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괄목할만한 신체지표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청력도, 기억력도, 식욕도 모두 좋아졌습니다. 체중도 근육량도 악력도 늘어났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사실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무거운 자기 짐도 혼자 들고, 식사가 끝나면 뒷정리도 적극적으로 하였습니다. 과잉보호와 과잉친절에 익숙해진 그들에게 이것은 큰 변화였습니다. 감정적으로도 더 사교적이고 감정표현에 더욱 능숙해졌습니다.

노화란 무엇일까요? 사람의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그 운명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은 삶에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나는 이제 늙었어’, ‘나는 새로운 것을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아’, ‘나는 20년 전에 허리를 다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아파’ 등등. 내 삶을 지배하는 부정적인 마음들이 실제로 내 몸을 더 부정적으로 만듭니다. 반면 ‘나는 아직 젊어’, ‘나는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어’, ‘나는 지금은 통증이 있지만 나을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마음들은 실제로 내 몸을 더 좋게 만듭니다.

한의학에서는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과 몸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다음부터는 몸과 마음에 대해서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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