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농민이 주장하면 현실이 된다

  • 입력 2019.03.24 18:00
  • 기자명 방극완(전북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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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극완(전북 남원)
방극완(전북 남원)

지난 12일에 보절면에서 남원 최초로 농민총회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농민수당에 대한 설명은 전라북도에서 가장 선두로 농민수당을 신설 중인 고창군농민회장이 맡았다.

“농민이 주장하면 현실이 됩니다. 농민수당도 곧 현실이 될 겁니다.”

농민회가 처음 수세싸움을 할 때도 그랬다. 당연히 내야 된다고 생각했던 수세가 부당하다고 문제 제기했고 농민들이 주장하니 현실이 되었던 것을 기억하는 농민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농민수당에 대해 질문도 하고 현실이 되도록 하는 방법도 물어 보고 한다.

올해 최고의 관심사로 농민수당이 떠오르고 있다. 남원시에서도 남원사랑 상품권을 만들고 지역화폐를 준비 중이다.

“얼마를 받아야 할까요?”

“많을수록 좋지요!”

“우리가 당당히 요구해야 하는 게 농민수당입니다. 눈치 보지 말고 시의원이든 시장이든 만나면 그 좋은 거 남원에서는 언제 하냐고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오후 2시 식사를 하고 졸릴 수 있는 시간임에도 집중도가 높다.

간단한 다과회를 끝으로 보절면 농민총회는 끝이 났다. 보절을 시작으로 남원의 많은 면들이 농민총회를 진행할 수 있게 농민수당에 대한 홍보를 시 농민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 때가 있기 마련이다.

복숭아밭을 절반정도 품종갱신을 위해 베어냈다. 원래 계획했던 시기와는 차이가 나긴 하지만 나름 선방하고 있다. 봄에 어떻게든 묘목을 심어야 한해라도 빨리 수확물을 볼 수 있기에 마음만 바쁘다. 농민수당에 대해 전라북도는 내년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시·군 보조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도가 최소 50% 부담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게 부담으로 다가가면 농민수당을 현실화 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간만에 비다운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심어 놓은 묘목들의 뿌리가 잘 자리 잡을 거라고 예상한다. 접목을 붙이고 대목을 심고 하다가 내일 비 온다 해서 부리나케 대목들만 먼저 심었다. 오래된 고목들을 들어내고 장비기사들이 들어와서 다시 복숭아 과원을 만들어야 묘목을 심을 수 있는데 대목을 본밭에 심고 접목을 하는 게 더 좋지만 처지와 현실이 맞지 않아 묘목밭에서 접목을 한 후 본밭으로 옮길 예정이다. 봄에 묘목을 심는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일의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중요한 건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면서 혼자가 아닌 함께 어우러지는 농촌을 꿈꾸고 그 기틀을 농민수당에 만들 수 있게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

얼마전 전농 전북도연맹 농민과학원 교육에서 ‘무임승차’하지 말라고 강조하던 강사의 말이 머리를 맴돈다. 누군가 해주겠지 하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리고 농민수당 쟁취에 다들 함께 합시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지금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칼럼을 쓰는 동안 많이 배웠고 고민도 많아졌다. 마감시간을 매번 놓쳐서 편집하는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든다.

전국의 농민들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 때가 있듯이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기이다. 2년 가까이 칼럼을 읽어주신 농민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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