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 자급률 목표부터 시작하라

가격폭락 긴급 간담회 “정부·업계 나서야”
사료구매자금 지원·농협 수매 비축 등 건의

  • 입력 2019.03.10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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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정부가 밀려드는 돼지고기 수입에 제동을 걸어 돼지고기 가격폭락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자급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정책방안부터 강구해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농업과 행복한 미래(대표의원 김현권·홍문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돼지가격 폭락에 따른 가격안정 대책마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돈농가들은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10만원권)수표 한 장씩 날라간다”면서 다급한 사정을 호소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농업과 행복한 미래(대표의원 김현권·홍문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돼지가격 폭락에 따른 가격안정 대책마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농업과 행복한 미래(대표의원 김현권·홍문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돼지가격 폭락에 따른 가격안정 대책마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한돈농가의 두당 출하가격은 27만4,698원(㎏당 3,143원)이다. 두당 생산가격이 36만7,080원(㎏당 4,200원)이니 손해액은 9만2,382원에 달한다. 수표 한 장씩 사라진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란 셈이다.

가격 폭락의 주 원인으로는 돼지고기 수입 급증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2017년 36만8,000톤에서 지난해 46만4,000톤으로 26%나 급증했다. 업계 일각에선 25만톤 내외를 적정 수입물량으로 본다는 걸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수입한 물량이 8만1,227톤으로 지난해 동기(7만8,694톤) 대비 3.2% 많다.

돼지고기 자급률은 수입물량이 늘어나며 66.5%로 떨어져 70% 선이 무너졌다. 이에 간담회에선 정부가 수입육 관리와 자급률 목표 실현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요청이 쏟아졌다. 김청룡 도드람푸드 대표이사는 “국내산 돈육 뒷다리는 매년 업체와 MOU를 맺어 공급하는데 올해는 업체에게 수입육과 같은 단가가 아니면 MOU를 체결 못한다는 압박을 받았다”라며 “수입육 이용 자제를 기대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한돈농가는 “자급률이 60% 선인데 식량안보를 지키는 차원에서 자급률 목표가 있어야 한다. 정부의 한돈자급률 목표를 알고 싶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직접적인 수입 제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한돈의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입산 원산지 둔갑판매를 처벌해 제한하는 방법으로 가려 한다”면서 “식량자급률 법제화 논의도 있지만 어려운 문제다. 구체적 사항은 면밀히 분석해보겠다”고 답했다.

대한한돈협회는 가격 폭락을 해소할 방안으로 △특별사료구매자금 증액 지원 △농협 수매 비축 사업 △군납·학교급식 물량 확대 △수입육 관리 강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농가 역할도 있지만 이제 정부와 업계도 많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다수 축종이 어려워 사료구매자금을 3,3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증액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료구매자금 금리 인하, 상환기간 연장도 병행해 축산농가들이 회생할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농협 차원의 돼지고기 수매는 4월 이내로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안병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상무는 “3~4월 가격이 탄력을 받도록 각 조합을 통해 300억원 규모의 구매비축자금을 투입할 계획이 있다”라며 “돈육시장이 워낙 커 한돈협회와 육가공업체도 소비진작과 수입자제 노력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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