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형직불제 개편, 예산 탓에 무산 위기
공익형직불제 개편, 예산 탓에 무산 위기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9.03.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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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제안한 2조4천억 최저 예산도 ‘위태’
기재부, ‘1조8천억’ 기존 직불제 예산 범위 제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문재인정부의 공익형직불제 공약이 예산장벽 앞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예산확대가 없으면 직불제 개편 의미가 없다’는 정치권, 농업계의 무수한 주장들이 기획재정부의 농정예산권에 밀려 급기야 직불제 개편이 ‘물 건너갔다’는 실망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직불제 개편에 최소 2조4,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 확보돼야 기존 직불제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 직불제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지난 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 농해수위)는 여·야협의를 통해 2020년 도입 예정인 공익형직불제에 최소 2조4,000억원에서 3조원까지 예산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익형직불제는 논에 치우친 기존 직불제를 밭과 균형을 맞추고 대농 위주의 직불금 수령 실태를 중소농에게 더 열어두겠다는 복안에서 나왔다. 중소농들의 소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면적 이하의 소농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의 직불금을 면적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지급한다는 설계다. 기본소득을 받는 농사면적을 얼마로 할 것인지 또, 대농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세부적 논의는 차후에 다듬고 우선 중요한 것은 새 직불제 예산을 얼마나 편성하느냐에 있었다.

3월 임시국회에서는 쌀 목표가격 확정과 함께 공익형직불제 법안과 예산규모를 일단락 지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공익형직불제 예산 규모에 대한 정부안을 협의 중에 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국회 농해수위 여야 합의조차 안중에 두지 않고 기존 직불제 예산인 5개년 평균 직불금 지급 규모인 1조8,000억원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농해수위 여당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밝지 않다”면서 “기획재정부는 농식품부가 내놓은 2조4,000억원조차 외면했다. 조금 더 예산을 확대한다 해도 2조원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기존 예산 범위’라는 고집에 여당도 농림축산식품부도 더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정부와 국회 안팎의 설명이다.

만약 새 직불제를 운용할 정부예산이 늘지 않는다면 야당의 반발은 물론 농업계 반발까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농업예산의 확대와 아울러 직불제 중심의 농정이라는 공익형직불제 도입 목적마저 훼손되기 때문이다.

실제 농해수위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기재부가 너무 돈을 안 쓰려고 해 매듭이 잘 안 풀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리당은 새 직불제 예산 3조원 주장에 변함이 없다. 정부 예산안이 어떻게 결정될지 불확실하다면 공익형직불제 개편을 3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의견을 전했다.

농해수위 여당 한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쌀 목표가격만 서둘러 합의하고 직불제 개편이 뒤로 밀릴 경우 추진동력이 단박에 위축돼 직불제 개편 논의가 자칫 21대 국회까지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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