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주거환경 개선돼야 한다

  • 입력 2019.03.10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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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노후주택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는 빈집은 위생, 안전, 경관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농촌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은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주택 비율이 약 30%로 면 지역(37%)이 읍 지역(19%)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이는 공식통계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의 노후주택에는 암을 유발하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여전히 방치돼 있다. 농촌주택 중에서 인체유해성분인 석면 재질을 사용한 슬레이트 지붕이 전체 주택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농촌은 도시보다 노후화된 건물이 많아 석면 비산 가능성도 높다. 농촌 주민들의 안전이,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농촌의 노후주택은 농촌 주민, 특히 고령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현재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독거 노인가구의 비율 또한 면 지역이 15.5%로 읍 지역 7.6%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혼자서 살아가는 고령자 대부분은 노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빈곤한 삶을 살아간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농촌의 주민들은 낡은 집을 개선할 비용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다.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는 주거의 질적인 면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농촌주택의 노후화뿐만 아니라 농촌 주민에게 제공되는 인프라 또한 도시에 비해 너무나 열악하다. 도시의 주택은 대부분 일반 상수도를 공급받지만 농촌은 간이수도와 전용수도를 사용한다.

농촌은 난방비 부담 또한 도시보다 높았다. 농촌 주택은 단열처리가 안되거나 오래돼 단열 기능이 감소한 주택이 많다. 그러나 농촌 주택에 공급되는 난방은 대부분 개인이 직접 조달해야 하는 기름, 전기, 연탄 등이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강추위에도 차가운 방에서 지내는 고령자가 너무나 많다. 경제적으로 더욱 취약한 고령자에게 수십만원이 들어가는 난방비는 너무나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농촌에 노후주택이 많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것은 정부의 주택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주택문제가 도시의 문제라는 인식으로 도시 위주의 주택정책을 펼쳐 왔다. 열악한 농촌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또한 미흡했다. 농촌지역은 배려 받지 못했고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실태조사 결과, 현재 농촌에 방치된 빈집은 3만9,000채 정도이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고령자, 독거노인 가구 비율이 높아 향후 빈집은 꾸준히 증가될 것이 분명하다. 농촌의 빈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집은 삶터이며 안식처이다. 농촌의 열악한 생활인프라 수준을 향상시키고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농촌의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주거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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