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수입농축산물부터 줄여야 한다

  • 입력 2019.03.03 19:0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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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체결국과의 농축산물 수입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전체 농축산물 수입액은 35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으며,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03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한국에 수입되는 농축산물의 86.1%가 FTA 체결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FTA 체결국 중 미국, 아세안, 중국, 유럽연합,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농축산물 수입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산 수입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TA가 우리 식탁을 더욱 잠식해가고 있다. 농축산물뿐 아니라 전체 무역구조도 FTA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FTA 체결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체 교역 대비 FTA 교역 비중은 2004년 0.6%에서 2018년 67.8%로 지난 14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한국은 52개국과 15건의 FTA가 발효돼 있다. 2004년 4월 발효된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한국농업은 세계 농축산물 강대국 속에 내던져졌다. 2015년 마지막 관세유예 품목이었던 쌀이 관세화로 전환하면서 100% 수입자유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농업의 체질을 개선해 규모화하고 경쟁력을 키워 세계 농산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었다. 최근에는 신선농산물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배, 딸기, 포도, 토마토 등이 일본, 아세안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니 반갑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 무역수지는 여전히 큰 적자를 보이고 있고 적자규모는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증가되고 있다. 농산물 수입은 여전히 수출을 압도하고 있다.

그동안 체결했던 FTA는 본질적으로 제조업 수출과 농축산물 수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자동차, 휴대폰을 팔수만 있다면 경쟁력이 낮은 농산물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국내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주저 없이 수입을 감행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농산물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는 대책마련에 적극적이지 않다.

소비 감소로, 생산되는 양이 많아서 가격이 폭락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매해 우리 돈으로 39조4,000억원 상당의 수입농산물이 국내에 들어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는다.

가격폭락은 생산량의 증가와도 관련성이 있지만 수입산의 증가와도 관련 있다. 국내농산물이 있어야 할 자리에 수입농산물이 자리하며 우리 농산물이 설 자리를 점점 빼앗아 가고 있다.

국내농산물 가격폭락으로 농민들은 고통받고 있지만 수입농축산물은 이와 상관없다는 듯이 늘어만 가고 있다. 수입산은 공급물량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듯이 과잉생산만을 탓한다.

시간이 갈수록 FTA 체결국과의 관세율은 낮아지고 관세철폐 품목은 늘어나 국내 농축산물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피해는 더욱 커져 갈 것이다.

농업·농민의 희생으로는 그 무엇도 지속가능할 수 없다. 조절해야 할 것은 생산량이 아니라 수입물량이다. 제값 받는 농산물 가격정책 마련은 농민의 생존권 보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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