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전여농, 여성농민이 바라는 세상 널리 알릴 것”

[인터뷰]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신임회장

  • 입력 2019.03.03 18: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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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여성농민운동의 대명사로 통하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이 올해 서른 살을 맞는다. 3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취임해 조직을 이끌게 된 김옥임 신임회장을 만나 앞으로 전여농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었다.

 

신임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앞으로 ‘회장 김옥임’으로 인해 변화될 전여농의 모습이 있다면?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여성농민을 살피고, 여성농민회를 책임지는 간부들을 키우며, 세상을 바꾸는 여성농민들의 마음을 모아 함께 할 수 있는 회장이 되겠다. 사람을 살피고 키우며, 지역부터 전국까지 더 많은 연대와 힘찬 투쟁을 하는 전여농을 만들고 싶다. 서울에서 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 전국의 농민, 여성농민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다. 만나서 어려움, 즐거움, 절망과 희망을 이야기하며 함께 새로운 꿈을 꾸겠다.

 

30주년을 맞아 여성농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

강산이 세 번 변했을 시간이 흘렀다. 무수히 많은 여성농민들의 노동이 지금의 전여농을 만들었다.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여성농민이 걸어 온 길을 알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여성농민들 스스로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느끼게 할 것이다. 또 앞으로 전여농이 나아갈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30년의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전망을 세우는 평가전망위원회를 구성했으며 30년 여성농민의 역사를 담은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언니네텃밭 10년 맞이 행사’를 열고, 9월에는 ‘전국여성농민대회’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30살 전여농이 바라는 세상에 대해 알린다. 12월 18일 창립기념일에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려 한다. 전여농을, 여성농민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전여농 3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으로 적극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전여농의 오랜 노력 끝에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가 현실화 됐다. 전여농이 생각하는 전담부서의 핵심 업무는 무엇인가. 준비 과정 중 소통 상황은.

지난 1월 농식품부 장관을 만났고, 여성농민단체-농식품부 간담회도 개최됐다.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뿐만 아니라, 도와 시군까지 이어지는 정책 집행 체계가 잘 만들어져야 현장에 있는 여성농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담부서의 핵심 업무는 이러한 체계와 더불어 성평등한 농촌과 농업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전여농에서는 정책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정책에 대한 입장과 요구를 논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 도와 시군의 농업정책에 관심을 가진 회원들과 함께 새로운 정책을 발굴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농식품부 여성농민 전담부서와 소통해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농식품부로부터 2020년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를 목표로 한 올해 계획에 대해서도 전달받았다. 내년엔 반드시 전담부서가 설치돼 여성농민이 직접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실천해 나갈 것이다.

 

전여농은 농민수당 시군 확산 이후 사실상 ‘농가수당’이라며 여성농민 소외를 주장해왔는데, 전여농이 주장하는 ‘진정한 농민수당’의 관철을 위해 현재 어떤 대응을 생각하고 있는가?

여러 지역에서 여성농민이나 여성농민단체를 제외하고 농민수당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었다. 시군의 추진 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준비 단계에서부터 여성농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개입해 나가겠다. 한편 왜 농가수당이 아니라 농민수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회원 교육을 하고 있으며, 각 도와 시군에서 우리들의 요구를 알리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전여농뿐 아니라 지역의 여성농민단체와 여성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외부로 알려나가려고 한다.

이번 농민수당의 실행 과정에서 그동안의 우리 농정이 갖고 있었던 성불평등적 측면이 드러났다. 우리는 이번 농민수당 문제를 계기로 성평등한 농업 정책 실현과 더불어 생산의 주체로서 여성농민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농촌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다른 조직들처럼 전여농도 투쟁에 나서고 정책을 주장할 일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조직력을 강화할 복안은 바로 ‘사람’이다. 한국 농업의 위기 속에서도 현장에 뿌리내려 살아가고 있는 우리 여성농민회 회원들이 바로 조직력을 강화할 복안이다.

시군여성농민회는 전여농을 지탱하는 핵심이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는 농촌의 여건 때문에 함께하고 싶어도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농업·농촌 문제, 특히 여성농민이기에 겪는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창립 이념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수많은 여성농민들의 피땀으로 지금을 이뤄낸 것처럼, 제가 먼저 지역의 회원들을 만나가며 해결의 열쇠를 찾아보려고 한다.

지금 당장 해결될 수 없음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 여성농민이 행복한 농촌’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전국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결심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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