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 FTA 직불금은 농가 정당한 권리”

여전히 진전없는 직불금 논의
농민들 전남서 재차 규탄집회

  • 입력 2019.03.03 18:00
  • 수정 2019.03.03 19:4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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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달 22일 전남 함평 소재 이개호 국회의원(농식품부 장관) 사무소 앞에서 100여명의 아로니아 농민들이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전남 함평 소재 이개호 국회의원(농식품부 장관) 사무소 앞에서 100여명의 아로니아 농민들이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

아로니아 농가들이 다시 한 번 머리에 띠를 둘렀다. 현장의 간절한 요구에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가 아로니아의 FTA 피해를 인정하려 하지 않자 농식품부 장관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아로니아는 회복 불가능한 가격폭락으로 사실상 산업 붕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몇 년간 행정의 부추김으로 국내 재배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한-EU FTA 이후 분말 수입이 급증한 것 또한 큰 원인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생과가 아닌 가공품 수입이란 이유로 FTA 직불금에서 아로니아를 배제하고 있다.

지난해 FTA 직불금 대상에서 빠진 이후 아로니아 농민들은 청와대 집회와 이개호 장관 면담을 비롯해 25번의 크고 작은 집회·모임을 가졌다. 한때 장관의 입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도 했지만 결과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별도의 대책으로 등장한 과원정비(폐업) 지원사업은 터무니없이 낮은 보상액으로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정수덕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장이 무대 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개호 장관을 향해 “내려올 때 박수받는 장관이 돼라”며 아로니아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정수덕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장이 무대 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개호 장관을 향해 “내려올 때 박수받는 장관이 돼라”며 아로니아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지난달 22일 집회는 전남 함평 이개호 장관 국회의원 사무소 앞이라는 장소가 말해주듯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 함평의 농민들이 주도한 가운데 영남·강원·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100여명의 아로니아 농가가 참여했다. 농민들은 농식품부 장관·관료 허수아비를 만들고 화형식을 운운하며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정읍 농민 최종수씨는 “FTA 직불금 문제를 얼른 처리하겠다는 장관의 얘기를 세 번이나 들었는데 얼마나 무능한 장관인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약속을 했으면 죽든 살든 지켜 달라. 그렇지 않으면 장관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함평 농민 권용운씨는 “우리 농민들은 거지가 아니다. 정부에 생떼를 써서 돈푼이나 벌자고 하는 게 아니다. 아로니아는 FTA 직불금 발동조건을 모두 충족했고, 우리가 정당하게 받아야 할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준비해온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함평읍내를 행진했다. 이후 나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 이동, 2차 집회 및 관계자 면담을 가졌다.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준비해온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함평읍내를 행진했다. 이후 나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 이동, 2차 집회 및 관계자 면담을 가졌다.

지지방문을 온 박웅두 정의당 농민위원장은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과제로 △아로니아 피해 전수조사와 △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제시했다. 정책에 앞서 아로니아 생산·재고 통계부터 제대로 확보해야 하며, 상황이 극도로 심각한 만큼 즉각적인 수입제한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FTA 직불금에 대해서도 “그동안 농민들이 수차례 요구해 왔듯 아로니아는 FTA 직불금 대상품목에 포함시켜도 문제될 게 없다. 정부가 아로니아를 배제시킨다면 책임 방관에 대해 행정소송까지 검토가 가능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농민들은 올해 FTA 직불금 대상품목이 확정되기 전에 총력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함평읍내를 행진하며 선전전을 벌인 뒤 나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 장소를 옮겨 2차 집회 및 관계자 면담을 진행했다(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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