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농부들, ‘철원귀농·귀촌연구회’

  • 입력 2019.03.03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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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귀농·귀촌연구회 회원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철원귀농·귀촌연구회 회원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정착이 쉽지 않다. 군 차원의 귀농정책이 부족하다.” 철원으로 귀농한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정착 초기에 토지 매입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꿋꿋이 농부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철원귀농·귀촌연구회’는 철원 귀농인들의 모임이다. 다른 귀농모임과는 달리 농사경험을 나눌 뿐 아니라,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한다. 지난달 25일 열린 2월 정기모임에서도 서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장소는 ‘호미뜰’, 작은 농업전시관으로 고석정 관광지 한 켠에 있는 아담한 건물이다. 세미나나 워크숍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 농민들 모임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 도착하니 ‘한반도 통일의 중심 철원귀농·귀촌연구회’라는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참석한 회원은 모두 24명. 김상열 회원이 ‘2018년 농사일지’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다. 월별 논·밭농사 일정, 달라지는 기후와 그에 대처하는 농사법, 시설농과 노지농의 차이, 작물별 농사 이야기, 풀 잡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자기 경험을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한 해 매출과 순수익의 추이를 공개하며, 농사도 결국 판로확보가 관건이라 했다. ‘집식구가 먹는 농산물’이라는 마음으로 공들여 가꾸기에 가능한 최고가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귀농 후 터득한 판매방법도 세세하게 꺼냈다. 성실하게 농사지으며 꾸준히 연구하고 시도하는 과정,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 신뢰하고 공유하려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발표자는 채순병 회원, 주제는 ‘식물공장’이다. 개념 정의를 시작으로 외국과 국내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기업이 거대자본을 들여 투자하는 시스템이라며, 확대된다면 한낱 농민들이 대항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농식품 분야에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끼어들면서 시작된 농민의 불안함이 얼핏 비쳐졌다.

회원들이 너도 나도 손을 들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망을 만들자, 농업기술센터로 들어오는 정보와 인맥망을 충분히 활용하자, 비닐하우스를 세우니 와서 보고 서로 배웠으면 한다는 제안이 쏟아졌다. 활기와 의욕이 넘쳤다.

윤영식 회장은 “회원 결속과 정보교류를 통해서 성공적으로 정착해보자는 취지에서 2103년부터 시작했다. 현재 등록회원수는 70명”이라며 “2019년엔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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