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돈’ 선거
[농민칼럼] ‘돈’ 선거
  • 김훈규(경남 거창)
  • 승인 2019.02.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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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와 유권자가 만나는 형식과 방법이
이토록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가 하는 것은
속히 풀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김훈규(경남 거창)
김훈규(경남 거창)

‘돈’ 이야기를 좀 할까 한다.

20세기 중반에 제법 이름을 날렸던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혹은 좌파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진 ‘도로시 파커’는 당대 신랄한 독설가로 유명했다. 그녀가 남긴 명언 중에 “신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가 돈을 어떤 사람에게 주는지 살펴보라”라는 것이 있다. 돈 많은 ‘사람’을 연구해 봄직한 욕망이 이는 말이기도 하고, 신이 있다면 도대체 돈의 지불 용도를 축복으로 여기는지 어떤지 묻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설령 반대라 해도 “신이시여! 차라리 나에게 벌을 잔뜩 내리사!”라고 외치는 이들이 늘어가는 세상을 제법 으스스하게 목격하고 있다.

군대 대신 감옥을 택하겠다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이따금 뉴스의 한 토막을 장식했고, 대신 ‘빵’을 살고 나오면 한 몫과 구역을 두둑이 챙겨주는 조직의 섭리를 다룬 ‘어깨 형님’들의 이야기는 영화와 현실을 넘나든다. 현금 10억을 주면 1년간 감옥에서 살겠다고 대답한 청소년이 56%나 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현실이라면 ‘신’은 가급적 대한민국에서는 씀씀이를 자제하라 권하고 싶을 뿐이다.

“앞마당에 묶여있던 강아지도 선거철에는 뒷마당에 묶어둔다.”

“투표일 전날 밤에는 새벽까지 불을 끄지 않아야 한다.”

이즈음에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야기다. 필시 오밤중에 오는 손님이 있을 터이니 집집마다 적절히 처신을 잘 해야 한다는 그 말이다. 농촌 지역 선거에 대해서 이말 저말 많지만, 농협 조합장 선거 때가 되면 별의 별 이야기가 공공연히 꼬리를 물고 돌고 돈다. 이미 걸리고 들통난 몇 곳이 언론지상에 도배가 됐다. 고발해서 포상금으로 몇 천만원을 받았네 하는 기사도 보인다. 제법 히트 친 어느 농협의 ‘도우미’ 동반 연수, 해외 성매매 추태 연수 기사거리도 덩달아 검색순위 높게 머물고 있다. 다 농민들이 주인인 협동조합 조직의 실태이고, 여러 수십 년 농민조합원들이 배불려 놓은 우리 조직의 민낯이기도 하다.

조합장 선거가 아무리 조합원에 국한된 ‘깜깜이’ 선거라지만, 정책이니 공약이니 하는 것들이 공허한 울림이라지만, 후보와 유권자가 만나는 형식과 방법이 이렇도록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가 하는 것은 속히 풀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지역의 여러 농민단체들과 공동으로 농협과 조합장 선거의 본질을 다룬 강연회와 함께, 조합장 후보를 다 불러서 공정선거 청렴조약 서약식을 하려 한다니 누군가가 물었다.

“그런 것 하면 뭐하노? 그런다고 돈 쓸 사람이 안 쓰겠나? 받을 사람이 안 받겠나? 평생 가봐라. 절대로 안 바뀐다! 하느님 부처님이 와서 조합장을 출마해도 돈 안 쓰고 되는가?”

‘프랜시스 베이컨’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것도 같다.

“돈은 최선의 종이요, 최악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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