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로컬푸드, 푸드플랜으로 날개를 달다

푸드플랜 선도지자체 탐방 ①
전남 나주시(도농복합형)

  • 입력 2019.02.15 15:24
  • 수정 2019.02.15 15:3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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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생산부터 폐기까지, 먹거리의 전 순환과정을 공적인 영역에서 보장하려는 ‘푸드플랜’이 바야흐로 전국적으로 태동하고 있다. 지역푸드플랜은 농업 생산기반을 다지고 지역내 다양한 문제를 해소할 획기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2월 농식품부 지원사업에 선정된 푸드플랜 선도지자체들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하며 푸드플랜의 가치와 미래를 가늠해본다.

나주 로컬푸드가 푸드플랜을 계기로 커다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나주로컬푸드직매장(빛가람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나주 로컬푸드가 푸드플랜을 계기로 커다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나주로컬푸드직매장(빛가람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푸드플랜은 지역내 먹거리 순환체계를 전제로 하는 만큼 로컬푸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런 면에서 나주시(시장 강인규)는 아주 적기에 푸드플랜을 접하게 된 지자체다.

나주시는 2014년 ‘로컬푸드’를 공약으로 내건 강인규 시장 당선과 함께 로컬푸드체계 구축에 열성적으로 뛰어들었다. 로컬푸드를 지원하기 위한 농업농촌융복합산업진흥재단과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가 2016년 설치됐고 이로써 직매장과 공공급식 등의 시스템이 차츰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 실적이 우수하다곤 할 수 없지만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환경이 이제 막 갖춰진 셈이다.

나주시가 농식품부 푸드플랜 지원사업에 선정된 건 이런 시점이었다. 로컬푸드에 대한 나주시의 의지가 정부의 금전적·행정적 지원을 만나면서 당초 계획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확대가 가능해졌다. 때마침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로컬푸드에 ‘꽂혀 있는’ 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단 형국이다.

전통적으로 농업이 발달했던 나주엔 혁신도시 조성과 함께 새로운 도심형 소비지가 형성되고 있으며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향후 인구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나주시의 푸드플랜은 순환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도농복합형 푸드플랜으로 설계되고 있다.

나주는 특히 일반적인 지자체들보다 공공급식 확대에 이점을 안고 있다. 혁신도시로 이전해온 공공기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해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나주 공공기관들의 지역산 식재료 사용률 미흡이 지적됐고, 최근 나주시-공공기관 간 로컬푸드 식재료 확대 MOU가 체결됐다. 이후 지난해 연간 1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나주 공공기관들의 로컬푸드 공급금액이 올해 1월에만 8,0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격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을 구심점으로 모여든 인근 산업단지에까지 로컬푸드 공급을 유도할 여지도 충분하다.

지난해 11월 나주시와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공공급식 로컬푸드 공급 협약을 맺음에 따라 공공기관 로컬푸드 사용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집하장에 각 공공기관 및 학교 등으로 배송할 식재료가 구분 보관돼 있다.
지난해 11월 나주시와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공공급식 로컬푸드 공급 협약을 맺음에 따라 공공기관 로컬푸드 사용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집하장에 각 공공기관 및 학교 등으로 배송할 식재료가 구분 보관돼 있다.

나주 로컬푸드는 농협이 학교급식을, 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가 여타 공공급식 및 직매장을 담당하고 있다. 향후 직매장을 증설해 전북 완주처럼 협동조합 형태 운영으로 전환하고, 농협과 통합지원센터가 역할을 조정해 생산지도·기획생산 등에 집중케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최춘옥 나주시 먹거리계획과장은 “현재 로컬푸드로 인해 400농가가 5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700농가, 5년 후엔 2,000농가를 육성하고 농가당 월 150만원 소득을 보장할 계획이다. 나주 농민들이 생산하는 양의 30%에서 많게는 50%까지를 푸드플랜 정책으로 소화할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물론 로컬푸드와 공공급식만이 푸드플랜의 전부는 아니다. 짜임새 있는 로컬푸드 시스템을 토대로 복지·환경·보건·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 얼마나 포괄적인 기능을 담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홍형석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장은 “일단 기본 여건은 마련됐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거버넌스의 역할이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먹거리 관련 문제를 스스로 발굴해 해결방안을 찾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는 구도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나주시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먹거리계획과’를 신설한 데 이어 11월 푸드플랜 수립·추진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거버넌스는 지역사회 단체장급으로 구성한 푸드플랜 ‘추진위원회’와 실무자급으로 구성한 ‘실행위원회’로 세분화하고, 범부서가 참여한 행정TF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도출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 다음달 중으로 푸드플랜 세부 추진계획을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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