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만발’ 할머니들 작품이 시처럼 다가와

  • 입력 2019.02.17 18:00
  • 수정 2019.02.17 18:3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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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순천지역 할머니들이 한글과 그림 공부를 병행하는 모습은 주위 관계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할머니들의 그림은 여러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옥현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장은 “전혀 그림 수업을 안 받은 사람들이다보니 처음은 힘들었다. 그런데 동그라미, 세모, 네모, 얼굴 순으로 그려보면서 개성을 찾아가더라”라며 “SNS에 이분들의 그림을 올렸는데 팬들이 생겨 서울에서 전시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크라우딩펀딩으로 예산을 모아 지난해 서울의 갤러리에서 11일간 전시회를 열었는데 하루에 150명씩 줄을 서 보고 갔다”고 말했다.

오는 4월부터 6월까지는 미국 노샘프턴, 팔리델피아, 워싱턴 D.C.에서 할머니들이 그린 원화를 전시할 계획이다. 나 관장은 “노샘프턴 미켈슨 갤러리는 그림책전문 갤러리인데 마침 인연이 닿아 4주간 전시일정이 잡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림책은 예술이다. 글과는 또 다른 힘이 있다. 사물의 아름다움을 보고 인물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그러면서 예술이 내 주변에 가깝게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연 전시회는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란 책을 발간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남해의봄날’ 장혜원 팀장은 “전시회에서 본 그림들이 틀에 박히지 않고 글도 깊이가 있어 연락을 했다”면서 “할머니들의 글은 단순한 문장구조로 반복되는 운율이 생기더라. 그림도 상징성이 있어 시처럼 여백과 행간을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평했다. 장 팀장은 “할머니들이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글과 그림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보며 독자들도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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