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마 생산농가 “말산업, 생산·육성부터 활성화해야”

경주퇴역마로 인한 시장 교란 심각·번식 및 조련에도 부담 상당

  • 입력 2019.01.27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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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야심차게 말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승용마 생산농가는 한치 앞이 안 보이는 불안함에 놓여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농가가 생산한 승용마의 안정적 판로확보와 승용마 번식 및 조련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승용마생산지정농장 대표자회의(대표 이광용)에 참여한 승용마 농가들은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한 말농장에서 농식품부, 마사회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정책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는 농어업정책포럼이 주선했으며 승용마 생산과 관련한 포괄적인 사안들이 논의됐다.

전문승용마생산지정농장 대표자회의에 참여한 승용마 농가들은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한 말농장에서 농식품부, 마사회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전문승용마생산지정농장 대표자회의에 참여한 승용마 농가들은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한 말농장에서 농식품부, 마사회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경북지역의 한 승용마농가는 “마사회가 경주 퇴역마 안전성 능력 평가대회 등을 통해 승용마 시장에 경주마를 풀고 있다. 제도적으로 이를 최소화해 승마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주 퇴역마는 순하게 길들이지 못하면 사고 위험이 높은데다 승용마 시장을 교란해 승용마 생산농가의 판로에도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 온 승용마농가는 “마사회 장수목장에 보낸 말이 죽었는데 손해는 다 농가가 부담하라고 하더라. 아직 승용마 생산으로 수익이 나오지 않는데 참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마사회는 이 농가에게 각서까지 받으며 종빈마 폐사의 책임을 떠넘긴 걸로 알려졌다.

이승몽 전문승용마생산지정농장 대표자회의 사무국장은 “농가로서 말산업의 기초가 되는 생산·육성부터 중점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장수목장 번식지원센터는 3명이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 종마육성센터를 만들고 종마·종빈마 품평회를 열어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승용마는 인공수정을 통해 번식을 하는데 번식성공률이 30%대 수준이어서 승용마 농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광용 대표자회의 대표는 “번식률 문제에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승용마 조련도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승용마 농가에서 말을 조련하는데 한계가 있다. 고도의 조련기술자에게 말 조련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을 보탰다.

박승완 마사회 생산육성부장은 “지난해 인공수정 규모가 줄었는데 판로가 안 보이니 생산에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나는 말들의 수태율이 떨어져 진상파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스포츠말 승용마 품평회를 올해 3회 개최할 예정이다. 어린말 승마대회와 연계해 개최할 것이며 이 중 1회는 포니그룹과 스포츠말그룹으로 분리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최명철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전문승용마생산지정 농가들의 판로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다. 소비처가 있어야하니 승마활성화에 노력하겠다”면서 “승용마 위탁조련에 대해 농가의 손해가 없도록 마사회를 지도감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주 퇴역마는 승용마시장과 말고기시장을 교란해 문제가 있다. 승마산업에 안전한 말이 진입하도록 고민하겠다. 번식률 문제는 한국종축개량협회, 한국가축인공수정사협회와 함께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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