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밭농사 전망은 ‘흐림’

[농업전망 2019 - 채소·과일]
엽근채소 가격하락세 지속
양념채소 가격전망도 불안

  • 입력 2019.01.27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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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수입이 만연한 채소·과일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초 농업전망대회에서 밝은 전망을 받는 일이 드물다. 최근의 연쇄폭락 상황을 반영하듯 채소류는 올해도 한층 험난한 앞길이 예견되며, 아직 수급상황을 속단하기 이른 과일류도 장기적으론 쇠락세를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엽근채소는 유일하게 소비가 원활한 양배추를 제외하면 배추·무·당근의 재배면적이 모두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자급률 100%인 무·양배추와 달리 배추·당근은 수입 피해를 크게 받고 있다. 향후 10년, 김치 수입 증가에 따라 배추 자급률은 81%에서 76%로 감소하며, 저가 수입물량 공급이 고착화된 당근 자급률은 50% 미만의 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전국적인 재배면적 감소 속에 유독 전남 겨울배추와 제주 겨울무는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이는데, 이는 최근 빈번해진 기상이변으로 이따금 상승하는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가격상승도 요행일 뿐, 최근 엽근채소 겨울작형은 양배추를 포함해 동반폭락을 맞고 있다. 적어도 오는 4월까진 네 품목 모두 평년 이하의 가격이 계속되리라는 관측이다.

지난 23일 ‘농업전망 2019’에서 최병옥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장이 채소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3일 ‘농업전망 2019’에서 최병옥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장이 채소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아직 2019년산 출하가 시작되지 않은 양념채소도 전망이 어둡다. 마늘·양파·(봄)대파 모두 재배면적과 재고량이 늘어 출하기에 평년대비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6년 이후 재배의향이 크게 위축돼 있는 건고추는 아직 평년 재배면적을 회복하지 못해 가격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양념채소의 가장 큰 적은 이른바 ‘유사수입’이다. 신선채소가 아닌 냉동·건조·다대기 형태의 수입물량이 국내 수급상황과 관계없이 들어오며 농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양파는 어느 정도 생산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나머지 품목들은 향후 10년 자급률하락이 불가피하다. 수확·출하작업에 기계화가 어려운 건고추·마늘은 그 진행양상이 더 빠르다.

과채류는 품목별로 상황이 갈린다. 풋고추·수박·참외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데 반해 오이·호박·토마토·딸기는 면적이 늘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엔 일반 노지채소에 비해 중장기적 재배면적 증감세가 반영된 측면이 있어 가격전망을 속단할 수 없다. 노동집약적인 풋고추·수박·참외는 재배감소가 진행되고 있지만 호박·토마토·딸기는 타 품목으로부터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과일류는 전체 재배면적이 이례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품목부류다.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수입과일로 인해 사과·배·감귤·복숭아·포도·단감 등 6대 과일의 입지는 줄어들고 머루·블랙베리·체리·살구 등 기타과일 재배 증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년 후 재배면적은 사과가 2,900ha, 감귤이 1,700ha, 배·단감이 각각 1,100ha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복숭아와 포도는 보합세가 예상된다. 반면 수입과일은 같은기간 88만2,000톤에서 113만1,0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경연은 썸머킹·아리수 등 사과 신품종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적극적인 소비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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