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아로니아농가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농민들, 청와대 앞서 총궐기 대회 열고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촉구

  • 입력 2019.01.24 17:57
  • 수정 2019.01.24 20:09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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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정수덕 회장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정수덕 회장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소속 농민 300여명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소속 농민 300여명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연합회)는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를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개최했다. 전국에서 모인 300여명의 농민들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동여매고 대통령이 직접 고사 위기의 놓인 아로니아 농가를 살려달라며 읍소에 나선 것.

이들이 청와대 앞에 모인 이유는 지난해 6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로니아를 FTA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에서 제외한데다 최근 각 지자체에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50%씩 부담해 폐업신고시 평당 2,000원을 지원하라는 지침을 하달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각종 FTA 체결 이후 수입 생과는 거의 들어오지 않지만 분말가루나 원액 형태의 수입산 가공품이 물밀 듯이 들어온 결과 매년 가격폭락이 반복되며 결국 고사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아로니아 생과 가격은 지난 2013년 kg당 3만5,000원에서 2018년 2,000원 미만으로 폭락했고, 최근 1,000원 미만으로 곤두박칠쳤다.

무엇보다 농민들은 농식품부가 생산량 증가와 함께 생과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근거로 FTA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에서 제외했지만 실제로 수입산 분말가루 등이 대량으로 수입되며 가격폭락이 발생한 만큼 피해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농식품부가 피해보전 불가의 명분으로 생산량 증가를 꼽았지만, 분말가루 등의 수입량이 생산량과 버금가는 상황이라며 생산량 증가를 근거로 제시한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정수덕 회장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정수덕 회장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소속 농민 300여명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성토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아로니아생산자총연합회 소속 농민 300여명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성토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게다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농민들의 목소리가 전해지며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이 대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정부가 최근 내놓은 폐업지원 지침은 농민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다. 아로니아 나무를 들어내려면 포크레인까지 동원해야 하는 등 폐업비용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이날 정수덕 연합회장은 삭발식까지 결행하며 “농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다. 대통령이 우리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아로니아 심으면 부자된다고 젊은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놓고선 이제 빚더미에 쌓여 굶겨죽게 생겼다. 2년 동안 냉동창고에서 한집에 20~30톤씩 썩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남 담양에서 온 김동업씨는 “1년에 한 번도 아니고 시도때도없이 가격이 하락한다”며 “죽고싶은 심정이지만 청와대 얘기라도 듣고 싶어 여기에 섰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에서 2만평 농사를 짓는 홍성남씨도 “지난해 수입물량이 많은데다 수확시 인건비도 비싸 한 톨도 수확하지 못하고 묵혔다. 빚만 수천만원이다.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로니아 생산 농가들은 추후 피해보전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한 농민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를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한 농민이 FTA 피해보전 즉각 실시를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폐업에 내몰린 농민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농민이 굳은 표정을 지으며 이를 듣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아로니아 생산자 총궐기 대회’에서 폐업에 내몰린 농민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처지의 농민들이 굳은 표정으로 발언을 듣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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