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새해 다짐

“바쁘다고 급히 일을 진행하면
그르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 입력 2019.01.20 18:00
  • 기자명 방극완(전북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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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극완(전북 남원)
방극완(전북 남원)

3·1혁명 100주년인 2019년이 밝았다. 남원에서도 100년 전에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치는 함성이 광한루와 북문시장에서 울려 퍼졌다. 이를 기념하고 앞으로 살아갈 100년의 시작을 알리는 울림을 만들자고 시민들이 지난 5일 남원만인만북문화제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진행했다. 이 행사를 추진하는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100년 전 독립만세를 외치다 산화하신 다섯 분의 선조를 배출한 집안이라고 거절할 수 없었다.

올해는 또 남원시농민회 창립 3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30년 전에 선배들이 수세거부운동과 의료보험 개혁 등을 이뤄냈던 역사를 기리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타 시·군에 어떻게 진행했는지 묻고 30주년 기념식을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1월 31일이 창립일인데 그날 기념식을 진행하기는 너무 촉박해서 역대 회장과 사무국장 등을 모셔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이때 30주년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얼마 전 전주에서 농민수당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해남에서 농민수당을 올해부터 지급하기로 했고 전북에서는 고창이 조례를 거의 완성했다고 들었다. 남원에서도 농민수당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타 농민단체들을 만나고 실무진들을 꾸리고 시와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 당연히 농민회가 최선두에서 준비해야 한다.

남북통일농업 교류사업을 위한 모임이 전주에서 진행됐다. 전농에서 제기했던 통일트랙터 사업을 전북은 통일농업교류로 확대해서 더 많은 사회단체들과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그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9일에 진행했다. 당연히 시·군에서 이에 상응하는 활동들을 진행해야 한다. 당연히 농민회가 앞장서서 말이다.

올해 3월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있다. 조합장에 나서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불법선거운동을 티 안 나게 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법이 그렇다. 10일 정도의 선거운동기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토론회도 진행하지 못하니 조합원들은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조합장을 선택해야 된다. 이 문제를 한 지회에서 제기했고 성명서를 통해 알려내자고 결정했다.

복숭아 전지작업을 이번에는 좀 일찍 들어갔는데 아직 퇴비를 못한 곳이 있다. 일들이 점점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품종갱신도 4,000평 정도 해야 하는데 손도 못 대고 있다. 일이라는 게 시기가 있는데 이때를 놓치면 다른 사람 손을 빌리던지 해야 한다. 인건비라도 줄여보자고 아등바등하고 있는데 좀처럼 끝이 나지 않는다. 다들 농한기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바쁘기만 한 건지 모르겠다.

1월에 장가가는 친구놈이 전화를 끊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하자 “이미 복 터졌어 일복”하며 웃어 넘긴다.

7월에는 이제 세 아이의 아빠로 신분이 상승한다. 그전까지 해야 할 일들은 부지런히 마무리하고 탄생의 기쁨을 만끽해 봐야겠다.

“아무리 바빠도 쉬엄쉬엄햐.” 늘 전화해서 귀찮게 해드리는 복숭아 선배가 항상 하는 말이다.

바쁘다고 급하게 일들을 진행하면 자칫 그르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조금씩이라도 전진하는 2019년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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