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소외’ 호조벌 보전사업

농민·도시민 “농민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업 추진해야” 한목소리

  • 입력 2019.01.2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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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경기도 시흥시 호조벌은 시흥 한복판에서 석양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지역 농민들은 호조벌 생태보전 사업이 이곳을 가꾸는 농민들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시흥시 호조벌은 시흥 한복판에서 석양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지역 농민들은 호조벌 생태보전 사업이 이곳을 가꾸는 농민들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시흥시 호조벌 들판에 대해 시흥시(시장 임병택)에서 생태보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그 동안 해당 사업 추진 시 호조벌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던 측면이 큰 바, 향후 농민을 포함해 범시민적으로 생태보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호조벌은 시흥시 한복판 도창동, 물왕동, 매화동, 은행동 등지에 걸쳐져 있는 150만평 면적의 들판이다. 원래 갯벌이었던 이곳은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조선 경종 1년(1721년)에 둑을 쌓아 대규모 간척지로서 조성됐다.

이곳은 저어새 등의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시민들은 도시 한가운데 존재하는 들판인 호조벌의 생태보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호조벌을 사랑하는 모임’ 등을 결성하기도 했다. 시흥시도 호조벌의 생태·경관 보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문제는 기존 논의 과정에서 정작 호조벌 농민들의 입장이 소외됐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시흥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농업인과 함께하는 호조벌 생태·경관 사업추진을 위한 간담회’에선 농민들을 비롯한 시흥시 구성원들이 모여 호조벌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호조벌 농민들은 한 목소리로 “현재 시흥시에서 호조벌을 살리기 위한 각종 체험행사 및 축제 등을 기획 중인데, 호조벌 축제 과정에서 농민들의 피해가 크다. 축제기간에 농로를 다 막아놔서 벼를 추수하러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이처럼 피해가 크니 농민들도 축제에 참여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라 호소했다.

농민들은 이와 함께 “시에서 호조벌 관련 사업을 하는데 정작 호조벌 일대 농민들은 시가 무슨 사업을 하려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며, 소통구조에서도 항상 소외돼 있었다”며 “농민들과의 소통 강화가 절실하며, 농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시흥시는 그 동안 호조벌 친환경시범단지에서의 쌀 생산을 늘려,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통한 ‘생명도시 시흥’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농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간담회에 참석한 북시흥농협 측 관계자들은 “친환경 쌀 생산 농가들은 어려움이 많다. 특히 수해대책 매뉴얼은 있으나 가뭄대책 매뉴얼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보통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양수시설 구비로 친환경 쌀 재배 과정에 대한 지원을 시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시민들도 논의과정에 농민 참여를 확대시켜야 하며, 호조벌 사업이 농민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권 시흥시 연성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호조벌 사업의 주체는 농민이어야 하며, 나머지 시와 시민단체 등은 농민과 협력해야 한다”며 “호조벌을 흐르는 보통천 개보수 사업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농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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