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은 저희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예천군의원들, 해외연수 중 만취·폭행 등 상식 이하 일탈
퇴진행동 이끈 예천군농민회, 의원들 대신 대국민사과
지역 시민사회 “군의원 9명 모두 전원사퇴” 외치며 행진

  • 입력 2019.01.11 16:29
  • 수정 2019.01.11 19:01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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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이 물의를 일으킨 군의원들을 대신해 "이런 의원들을 뽑아 죄송스럽다"며 대국민사과의 의미로 108배를 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이 물의를 일으킨 군의원들을 대신해 "이런 의원들을 뽑아 죄송스럽다"며 대국민사과의 의미로 108배를 하고 있다.
11일 예천읍에서 예천군청까지 행진한 예천군의회 전원사퇴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군의회 앞에 들어서고 있다.
11일 예천읍에서 예천군청까지 행진한 예천군의회 전원사퇴 추진위원회 회원들이 군의회 앞에 들어서고 있다.
11일 이형식 의장이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장으로부터 사퇴요구서를 전달받고 있다.
11일 이형식 의장이 전병동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장으로부터 사퇴요구서를 전달받고 있다.

해외연수 중 공직자로서는 용납되지 않는 일탈 행위를 벌여 공분을 일으킨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을 규탄하는 지역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침묵을 지키는 의원들을 보다 못한 군민들이 본격적인 퇴진운동에 나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예천 농민들이 있었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은 지난해 1220일 북미 지역을 향해 출국했다. 도시재생에 성공한 선진도시견학과 대안 마련을 목적으로 한 해외연수였다. 그러나 만취한 채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보도를 불러달라며 접대부를 요구하는 등 의원들의 기함할만한 행동이 알려지면서 예천군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예천군농민회(회장 최한열, 예천군농민회)는 예천군의원들의 부정행위가 보도된 이후 지난 9일부터 의장 집무실을 점거하며 퇴진운동의 시동을 걸었다. 예천군농민회는 박종철 의장과의 면담에서 의장직은 물론 군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들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 발생 이후 결성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11일 예천읍 예천장터 앞에서 예천군의회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군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전병동 위원장은 아직까지 책임 있는 조치가 없어 우리 군민들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라며 요구 사안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이 끝까지 버틸 경우 주민소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농민들이 의원들 대신 대국민사과를 하는 기막힌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함께 성명을 발표한 성명에서 뽑아준다면 예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목이 쉬어라 외치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쟁쟁하고 허리 굽히며 두손을 부여잡던 그 손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다라며 철면피 예천군의원들을 선출한 예천 주민으로서 몸 둘 바 모르는 부끄러움으로 대국민 사과를 드린다고 알렸다.

최 회장은 이런 사람들을 의원으로 뽑아 의회에 들여보낸 군민들의 책임도 있다며 농민회원들과 함께 군의회 앞에서 사죄의 108를 올렸다. 예천군농민회 역시 의원들이 사퇴할 때까지 군민들과 함께 투쟁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원사퇴 추진위원회는 이날 농민들의 108배가 진행되는 동안 이형식 의장실을 방문해 사퇴요구서를 전달했다. 이 의장은 의장실 바깥으로 나와 요구서를 받은 뒤 해명을 요구하는 취재기자들을 뿌리치고 가까스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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