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의 기대와 우려

  • 입력 2019.01.13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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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사회자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며,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각본 없는 기자회견으로 주목을 받았다. 무릇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한 해 나라살림 계획을 밝히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기자들이 대신 물어보는 자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대통령 기자회견은 각본에 짜여 진행하는 것이 당연시 돼 이번처럼 각본이 없다는 것이 주목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기자회견 방식을 환영한다. 아울러 대통령이 국민들과도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대화가 일상화되길 기대한다.

이에 반해 지난해 12월 27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문재인 대통령의 농민과의 대화는 한편의 연극처럼 짜인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 특히 참가 농민들은 누구도 자유롭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자유로운 이는 대통령뿐이었다. 차제에는 형식화된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길 촉구한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그간 농민들의 비판을 수용해서인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모두연설을 통해 임기 중 유례 없이 농업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농정의 성과로 ‘가축전염병 예방’과 ‘쌀값 상승’을 밝히면서,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국민경제의 근간’이라고 농업의 위상을 분명히 한 것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 농업관련 연설 내용 중 백미라 할 것이다. 그 동안 농업은 항상 정책의 후순위이고 무관심의 영역으로 취급받아 왔다.

특히 문재인정부는 농업홀대를 넘어 무시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원성이 높다. 그런데 농업을 국민경제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것은 획기적인 발언이다. 이는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농업회생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올해 ‘공익형 직불제 개편’에 주력하겠다고 함으로써 직불금 중심의 농정에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스마트팜’, ‘스마트 농정’이 빠짐없이 등장한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물론 ‘스마트 농정도 농민중심으로 시행하겠다’고 하여 농민들의 우려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대다수 농민들이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밀어 붙인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대통령이 밝힌 ‘농민중심’과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이 한 단계 농민에게 다가온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나 이제야 출발선 상에 있을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얽혀있는 농업문제에 분명한 성과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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