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하락, 이번엔 심상찮다

㎏당 3,000원대로 하락 “상반기 내내 지난해보다 약세 전망”
무분별한 돼지고기 수입 못 막나 “올해도 40만톤 이상 수입”

  • 입력 2019.01.06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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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돼지고기 도매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단기 하락이 아닌 상반기 동안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어서 한돈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eKAPEpia)에 따르면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평균 돼지 도매가격(돈육 대표가격)은 ㎏당 3,349원을 기록했다. 이 결과는 제주지역을 포함한 가격으로 일부 지역에선 ㎏당 3,000원 이하로 집계됐다. 돈육가격은 초가을 무렵만 해도 평균 ㎏당 5,000원을 웃돌고 있었으니 3~4개월 만에 가격이 반토막난 셈이다.

이처럼 급격한 가격하락은 지금까지의 가격변동 추세와 양상이 달라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개 돈가는 10월이 1년 중 가장 가격이 낮은 시기이며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점차 가격을 회복하는 추세를 그려왔다. 그러나 현재 돈가는 생산비를 밑도는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년간 돼지고기 생산량이 꾸준히 올랐으나 소비가 뒷받침하며 돈가 역시 호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돼지 도축두수가 2016년과 2017년에 1,600만두를 돌파하고 지난해엔 1,700만두를 넘어선 걸로 추정되며 소비가 생산량 증가를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을지 잠재적 불안요소로 지적돼 왔다.

한돈팜스의 2019년 수급전망을 보면 사육두수와 출하두수가 지난해보다 소폭이나마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앞으로의 수급상황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축산관측 1월호에서 “1월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하락한 ㎏당 3,400원~3,700원으로 전망된다”라며 “2~6월 가격은 등급판정 마릿수가 증가해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돈육 수입량이 시장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늘어나며 돈가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돈육 수입량은 2017년보다 24.7% 증가한 약 46만톤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축산관측 1월호는 “지난해 1월~11월 EU 내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간보다 12.4% 하락한 ㎏당 1.42유로였고 미국도 7.5% 하락한 1.43달러였다”라며 “1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주요 수출국의 가격 하락으로 금년 동월보다 증가한 4만여톤 내외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무분별한 수입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한 수입육업계 전문가는 “1분기까지는 뚜렷한 수입물량 감소가 없겠지만 그 이후엔 재고가 쌓여 자금난이 생길 것이다”라면서도 조심스레 “그래도 2019년 역시 40만톤 이상 수입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량을 줄여야 모두가 살텐데 일각에선 ‘안죽으려 발버둥치는데 겁주지 마라’고 타박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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