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도 CPTPP, 한국 농축산물 시장 압박 높아져

미국 빠진 11개 회원국 중 7개국 국내비준 절차 완료
한국 가입여부 미정, 가입시 농산물 추가 개방 ‘입장료’
농경연 “일본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타고 한국 확대”

  • 입력 2019.01.06 18:50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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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일본이 주도한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되면서 통상환경이 또 한 번 변화될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던 일본 농축산물 시장은 호주 등 CPTPP 협정국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이 됐다. 우리나라는 참여 여부를 확정짓지 않았지만 CPTPP가 기존 FTA 규범보다 자유무역에 강화된 조건이므로 농축산물 부문의 피해가 심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이 주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할 시 농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압력이 예상된다. 사진은 한 농협 공판장에서 쌓여 있는 수입농산물.  박경철 기자
일본이 주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할 시 농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압력이 예상된다. 사진은 한 농협 공판장에서 쌓여 있는 수입농산물. 박경철 기자

 

미국을 제외한 태평양연안 11개국들의 CPTPP이 타결돼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됐다. 지난 2017년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일본이 CPTPP를 주도해 왔으며, 참여국 중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베트남 등 7개국은 30일 비준을 마쳤고,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페루 등 4개국도 곧 동참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농경연)은 지난해 12월 28일 농정포커스 ‘CPTPP발효와 농업통상 분야 시사점’에서 “CPTPP에서 달성하고자 한 목표는 예외 없는 무역장벽 철폐였지만 다수 국가의 참여에 따른 일괄타결의 어려움으로 회원국 간 양자협상 결과 국가별로 상이한 양허안이 도출됐다. 농업분야 또한 각국 민감도와 보호수준이 반영돼 개방수준이 다르게 타결됐다”고 밝혔다.

CPTPP의 양허유형은 △관세철폐(즉시·단기·장기, 균등·비선형) △관세 부분감축 △TRQ(저율할당관세) 설정 △특정국 개별양허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각국별 초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부분감축 △TRQ 제공 및 현행관세(쿼터 밖) 유지 △특정국에 한해 TRQ제공 등을 활용했다. CPTPP 11개국 농식품 평균 자유화율은 96.3%이나 일본은 76.2%이다.

농경연은 “CPTPP 규범은 (관세 뿐 아니라)새로운 무역이슈를 포함하고 있으며, 기존 WTO 규정보다 대폭 강화된 조항들이 반영돼 신국제통상규범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PTPP의 새로운 무역이슈에는 △수출농산물 보조금 채택·유지 금지 △국영기업과 민간·외국기업과의 차별적 대우 금지 △동식물검역(SPS)에 있어 지역화 개념에 구획화까지 세분 △원산지규정 완화 등이 있다.

농경연은 우리나라의 CPTPP 가입 여부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CPTPP 가입을 결정하게 된다면, 11개 기존 회원국에 대한 농식품 수입관세가 보다 광범위하고 더 빠르게 철폐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가입협상을 하는 데 있어 호주, 캐나다, 칠레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와 같은 대표적 농산물 순 수출국뿐만 아니라 한국시장을 겨냥해 농식품 수출기회를 확대코자 하는 일본으로부터 농식품의 상품양허와 관련해 강한 개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에 대한 양허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식물병해충이나 가축질병 관련 SPS 조치 운용 측면에서도 우리보다 앞서고 있다”며 “CPTPP를 통한 한·일 양국 농식품 교역은 기존 예상과 달리 일본의 순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CPTPP에 가입할 경우 기존 수입품의 관세감축보다 동식물 검역 조치 완화에 따른 신규 품목의 수입확대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일본은 상당기간 마이너스 성장과 디플레이션, 엔화 약세 등이 지속돼 2010년대 들어서는 우리나라 농산물 보다 농산물 시장가격이 더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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