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 사료로 생산비 절감할까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 마리당 생산비 50만원 절감 기대

김홍국 하림 회장 “생산은 농가가 판매는 기업이” 한우사업 밑그림

  • 입력 2019.01.06 18:00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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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한우농가들은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가격을 업체가 결정하는 대로 지불해야했고, 정확한 원가를 알 길이 없었다. 성분과 가격에 대한 정보를 통해 원하는 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농가가 갖게 될 수 있을까.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 협회)가 하림그룹의 자회사인 선진사료와 손을 잡고 지난 2일 전북을 시작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사료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고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전국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고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서 한 한우농가가 협회가 출시한 OEM 사료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고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서 한 한우농가가 협회가 출시한 OEM 사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홍길 회장은 “2026년이면 쇠고기의 수입 관세가 0%가 되지만 정부도 농협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우리 스스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OEM 사료를 통해 한우 한 마리당 생산비가 50만원 가까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농협사료가 3월까지 할인된 사료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조합장 선거가 끝나면 분명 가격을 올릴 것이다. 그동안 업체가 결정하는 대로 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던, 사료회사에 예속돼왔던 농가들이 선택권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다”고 OEM 사료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소비자들이 집 앞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반면 한우고기는 마트나 정육점을 찾아가야 한다. 농협을 믿고 대기업과의 상생을 배척한 결과”라면서 “대기업과의 상생에 성공하지 못하면 한우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하림으로부터는 한우 사육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축사를 통해 “JBS와 같은 해외 기업들은 일주일 소 도축량이 80만두에 달한다. 이런 기업들이 국내에 수출을 하고 마케팅을 하니 우리 농민들은 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마케팅과 판매, 가공해서 소비자 입맛에 맞게 파는 것은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 한우 자급률은 37%라는데 닭고기 자급률은 85%다. 양계처럼 생산은 농가가 판매는 기업이 하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림의 한우부문 사업 밑그림을 보여준 것.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협회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질문에 대해 김홍길 회장은 “협회 중앙회에 수익을 남긴다면 농협에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중앙회는 10원도 수익을 남기지 않는다”면서 “수익에 1원이라도 손을 댄다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 다만 사업을 주도하는 시군지부에서는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 정도는 남겨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념회에 참석한 김진흥 ㈜선진 생산서비스BU장 이사는 “협회가 원재료비, 가공비, 지대, 제조감량 등을 포함해 밝힌 사료의 포당 출고가격은 거의 100% 원가를 공개한 것”이라면서 “아직은 OEM 사료의 생산이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협회 OEM 사료의 물량이 증가해 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넘어서게 되면 지부별로 다른 업체와의 OEM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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