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농협 개혁의 깃발 들자

농협 개혁, 주체 형성이 관건 … 문재인정부서 초석 다져야

  • 입력 2019.01.01 00: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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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협동조합노조가 지난 2017년 11월 농협중앙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농협 적폐를 상징하는 탑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전국협동조합노조가 지난 2017년 11월 농협중앙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농협 적폐를 상징하는 탑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농협 개혁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체 형성이 관건이라는 게 농업계의 목소리다.

2015년 치러진 제1회 선거 당시 산별적으로 치러지던 선거를 동시선거로 묶으면서 농협 개혁의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농업계에선 농협 개혁 과제를 담은 후보자 공동공약운동 등 여러 활동들을 펼쳤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 큰 변화의 흐름을 이어오진 못했다.

개혁적 성향의 당선 조합장들이 정명회를 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농협중앙회의 압박 속에 내외부적 어려움을 겪은 데다 농업계가 꾸린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도 참여단체별 현안으로 인해 운동을 지속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까닭이다.

농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이런 현실을 인정하는데서 부터 새로운 농협 개혁이 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이런 현실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농협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게 선결 과제라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는 완성된 지주체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등의 굵직한 농협 개혁 과제들이 있지만, 주체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선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큰 탓이다.

실제로 매 정권마다 농협 개혁을 외쳤지만 농업계의 역량 부족으로 정부나 농협의 입김대로 흐른 바 있다. 주요사례가 현재의 지주체제다. 또한 농협 관련 현안이나 사안별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형국이었다.

결국 농협 개혁의 주체 형성은 다양한 시도 속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나온 농업계의 복안인 셈이다. 1차적으로 농업계가 준비한 공동공약에 동의한 조합장 후보들이 최대한 당선되는 게 목표다. 이후 당선 조합장들을 묶어내 2020년 1월로 예상되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등 농협 개혁을 위한 전제조건 들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제1회 선거 이후에도 과제로 드러났듯 당선 조합장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농업계 전문가들이 주체 형성에 있어 지역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민단체 소속 조합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도 농업계의 보폭에 발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10월 김군섭 전농 부의장을 농협개혁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체계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더불어 농업계에선 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내외부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그 방안을 준비 중이다.

또한 촛불정부라는 문재인정부에서 농협 개혁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재벌 개혁만큼이나 중요한 게 농협 개혁이고, 촛불정부에서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다시 농협 개혁의 깃발을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농업계가 탄탄한 기초공사 속에 농협이라는 거대한 벽에 구멍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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