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 갑론을박, ‘개혁’ 대 ‘폐기’

  • 입력 2019.01.01 00: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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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좋은농협운동본부)가 지난해 12월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어 농협 개혁 등 공동대응을 모색했다.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좋은농협운동본부)가 지난해 12월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어 농협 개혁 등 공동대응을 모색했다.

“급진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 모인 분들이 죽을 때까지 (농협 개혁이) 실현되겠나? 잘못된 방향을 돌리고 선거를 치러야지, 이대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농민 100명을 만나 농협에 대해 물어도 좋은 얘기는 듣기 힘들다. 농협 리모델링은 안 된다.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긴급 대표자 회의에서 나온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의 얘기다. 황 전무는 농협이 태생적으로 관에서 만들었고, 그 한계 속에서 커 왔기에 현재의 농협은 폐기하고 다시 자생적인 농협을 만들어 민주적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무의 얘기는 농업계 농협 전문가들이나 농민들에게 농협 개혁 방법을 물으면 깊은 한숨과 함께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만큼 농협이 여러 문제를 복잡하게 내포하고 있는데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농협에 대한 답답함을 느껴왔던 농민들이라면 황 전무의 얘기에 속 시원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 가능성은 미지수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농업계 대표자들도 얘기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현실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고쳐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날 회의가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긴급하게 열린 만큼 일단은 선거에 집중하자는 목소리로 농협 개혁을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은 봉합됐다. 하지만 농협 개혁이 말처럼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개혁’ 대 ‘폐기’는 농업계에서도 깊은 고민 속에 되새겨봄직한 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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