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에 심어 순이 제법 자란 마늘밭에서 한 노부부가 풀을 매고 있다. 서산 너머로 해가 지며 어둑해지는데도 비닐 구멍 속에서 자란 풀을 뽑는 작업은 쉼 없이 계속된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김낭현 할아버지는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다 늙은 이 나이에 소원이랄 게 뭐가 있겠냐”며 “우리 가족들, 자식하고 손주 모두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 잘 되길 바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덧붙여 1,700여평의 마늘밭 풀매는 게 늦어져 일이 바쁘다면서도 농산물 가격에 대한 한 마디는 빼놓지 않았다. “(이 마늘을) 5월엔 수확할 텐데 그때 가서 가격이나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 걱정해봐야 소용없지만 농민들 고생한 보람은 있어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