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 농민이 ‘식량을 생산하는 공직자’로 존중받길
2019년 새해, 농민이 ‘식량을 생산하는 공직자’로 존중받길
  • 한국농정
  • 승인 2019.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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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생산하는 공직자로 대접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에게 공익적 직불제도를 도입해 지불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라.”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다. 농민들을 식량을 생산하는 공직자로 규정하고 공익적 직불제로 보상하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농민들이 오매불망 기대했고, 요구했던 내용이던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상은 농업의 지속가능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농업은 쉽게 무시돼 왔고 열외국민 취급을 받았다. 한 술 더 떠 농민들을 위한 농정은 찾아볼 수 없고 관료들과 자본을 위한 농정이 판을 쳤다. 지금까지 농민들은 농정의 동원 수단이고 대상이었지 농정의 주체가 아니었다. 그러니 농정의 실패는 정권을 가리지 않았다. 당연히 농정에 대한 불신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문재인정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이다. 박근혜 정권의 ‘스마트팜’이 문재인정부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표지갈이해서 다시 등장했다. 우리농업 문제는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렇게 외쳐 댔지만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따뜻한 농정 더불어 잘사는 농업 농촌’ 주제로 개최된 농식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은 농민들을 공직자로 대접하라고 했는데 이개호 장관은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거점으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엇박자인지 역할분담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뿐 아니다. 쌀 목표가격은 결정도 못하고 해를 넘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쌀값에 대한 약속은 이제 없었던 일로 거론조차 않고 있다. 해명도 없고 설명도 없다.

문재인정부 농정을 평가한다면 무관심, 무책임 외에 더 거들 것이 없다. 농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선거 때 흔히 하는 수사라고 할지라도 장기간의 농정 공백은 이해할 수준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대통령 임기 1년 반을 넘기도록 농업에 대한 관심을 한 번도 표명하지 않은 것은 해도 너무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농정에 대해 자성은 없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부처별 정책대상자들과 관련된 성과를 보면 농식품부가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것 같다. 농촌에 청년이 돌아오고 있고, AI·구제역 발생의 획기적 감소, 쌀값 안정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한테 물어보면 쌀값 회복 빼고 동의할 내용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희망을 걸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직불제 개편 논의가 농정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늦었지만 올해는 문재인정부 농정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많이 지체되고 늦은 만큼 목표를 명확히 세워 농정개혁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지난해 실패한 농식품부 산하 농정개혁위원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개혁적 인사를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을 꾸려 농정개혁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올해 출범하는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개혁세력들로 구성해야 한다.

장기간의 농정 공백으로 농정개혁의 골든타임은 소진됐다. 사실 이미 늦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몇 가지 농정개혁 과제에 집중해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한다. 직불제 개편, 농산물 가격보장, 농지개혁과 같은 농민들이 당장 개혁을 요구하는 문제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어찌됐든 농민들이 농촌에서 농사짓고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은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하는 것과 농산물 가격보장 그리고 농민 중심의 농지개혁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농사짓고 살만하면 농촌에 일자리도 생길 것이고 청년들 역시 농촌으로 들어올 것이다. 농정을 근본에서부터 바꾸지 않고 각종 지원으로 그때그때 문제를 푸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산낭비와 부작용만 낳는다.

농업이 당면한 문제를 푸는 핵심은 결국 농업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얼마나 강화할 것이냐에 달렸다. 스위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길만이 농업이 지속가능해지고 그것이 결국 사회로 환원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농정의 일대 혁신으로 농업·농촌·농민을 회생시키는 한 해가 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식량을 생산하는 공직자로 대접하라”는 말이 실현되는 첫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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