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이슈] 위기의 산란계, 단결이 살 길이다

가격폭락에 산란일자 표기·선별포장업 시행 덮쳐 “농가들이 뭉쳐야”
내년부터 농가서 직접 자조금 거출 … 대군농장 참여 이끌어낼까

  • 입력 2018.12.23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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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산란계농가들이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가운데,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을 앞두고 무리한 시설투자마저 강요받고 있다. 게다가 자조금사업도 도계장의 비협조로 파행을 빚고있는 등 내부에 매서운 풍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면엔 일부 대군농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가격폭락을 진정시키려면 대군농장의 생산감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껏 미지근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엔 산란계 분야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모습이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앞에서 ‘난각 산란일자 표시 거부,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연기’를 내건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 날 대회엔 1,500여명의 양계농가가 참석해 화제가 됐다. 산란계농가 수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그만큼 농가들이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양계협회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 철회,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연기 등을 식약처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농성 6일차인 18일, 식약처의 답변 대신 경찰에게서 집시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양계협회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 철회,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연기 등을 식약처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농성 6일차인 18일, 식약처의 답변 대신 경찰에게서 집시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식약처가 내년 4월 25일부터 선별포장업을 시행하고 6개월의 계도기간을 약속했지만 대다수 산란계농가들은 선별포장업에 뛰어들 엄두도 못내고 있다. 수억원에 달하는 시설투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란일자 표기에 따른 물량부담도 수년째 해결될 기미가 없는 공급과잉 문제를 감안하면 수용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양계협회는 구태여 농가가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투자여력이 있는 농가들이 선별포장업 허가를 받아 구색을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은 감추지 않는다.

산란계농가들 사이에선 대군농장에 대한 눈총이 더 따가워질 수밖에 없다. 그간 일부 대군농장들은 생산감축 권고에 응하지 않고 덤핑 판매로 가격하락을 부추겨 시장혼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계장의 비협조로 벼랑 끝에 선 계란자조금 사업도 대군농장들의 참여여부에 향배가 가려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계란자조금 거출율은 24.4%로 실납입액이 5억원을 미처 채우지 못했다. 이에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남기훈, 계란자조금)는 농가에게 직접 납부를 받기로 거출방식을 변경했다. 시도등록사육규모의 사육수수에 성계비율은 60%로 전제해 해당마리당 80원(월별 사육수수당 4원씩 납부)을 거출기준으로 세웠다.

18일 청주시 오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계란자조금 대의원회에선 이와 관련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김종준 계란자조금 사무국장은 “내년 2월 10일에 농가들에게 1월분 자조금 납부를 고지할 계획이다”라며 “양계협회의 DB구축사업에 성패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사육수수에 비례해 자조금을 거출하는만큼 이 역시 대군농장의 참여율에 성공이 달린 것으로 점쳐진다.

남기훈 계란자조금 위원장은 “현재 90여명의 농가들이 특별자조금 조성에 참여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자조금의 중요성은 대의원들이 잘 알고 있다. 지역에서 농가들에게 자조금 조성에 대해 많이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양계협회 부회장인 남 위원장은 “불황을 해결하려면 한달 일찍 성계를 도태하고 병아리를 한달 늦게 입식하면 된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리 떠들어도 안되는 상황이다”면서 “농가들이 함께 뭉쳐 오늘의 불황과 현안을 타개하자”고 당부했다.

양계협회는 13일 궐기대회 이후 식약처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양계협회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 철회,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연기 등을 식약처에 요구하고 있다. 이 천막농성을 통해 농가의 단합된 힘을 계속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산란계농가들은 이렇게 올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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