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응징 나선 농민들

칠레산 레몬·미국산 석류·필리핀산 바나나·뉴질랜드산 골드키위 등 수거 후 불태워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정신에 어긋나” … 농민들 항의, 전남 전역으로 확산 예정

  • 입력 2018.12.20 09:05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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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해 바닥에 내던지고 있다.
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해 바닥에 내던지고 있다.
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하고 있다.
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하고 있다.
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한 뒤 불태우고 있다.
지난 19일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매대에 진열된 각종 수입농산물을 수거한 뒤 불태우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상자에 가득 담긴 미국산 석류는 마트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칠레산 레몬과 필리핀산 바나나는 발로 밟아 으깨어버렸다. 지속적인 반대 의견에도 멈추지 않는 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에 분노한 농민들이 농협판매장 앞에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수거한 수입농산물을 불태우는 등 직접행동에 나섰다.

지난 19일 전남 담양군 담양읍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에 앞서 전남지역 농민들은 하나로마트 매대에 쌓여 있는 수입농산물을 일일이 수거하며 “농심을 가슴에 안고 농민 곁으로 가겠다는 농협이 버젓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게 정녕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이 할 짓인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칠레산 레몬과 체리, 필리핀산 바나나와 파인애플, 미국산 청포도와 석류 외에도 뉴질랜드산 골드키위, 남아연방(남아프리카공화국) 자몽까지 농민들 손에 잡힌 수입농산물은 5개국 8종류에 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김재욱 의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담양농협의 한 조합원으로 오늘 같은 상황까지 온 것이 정말 부끄럽다. 지난해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으로부터 관내에선 절대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일이 없을 거라는 답변도 듣고 지금껏 참고 참아왔는데 앞에 쌓여 있는 수입농산물을 보니 화가 치민다”고 울분을 쏟아냈다.

덧붙여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주장하는데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면서 5,000만원을 이야기하는 건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며 “농협에 경고한다. 농민들의 응징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수입농산물 판매를 절대 용납하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이 농협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전남 담양군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열린 ‘수입농산물 판매 농협 응징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이 농협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조합장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하며 수입농산물 수거에 앞장선 이갑성 전농 광전연맹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수입농산물 파는 데는 무수히 많다. 우리가 거기가선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러나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이 버젓이 수입농산물을 파는 건 말이 안 된다. 정녕 팔고 싶으면 농협 간판 다 떼고 팔아라”고 일갈했다.

이석하 전농 광전연맹 사무처장은 “담양농협의 경우 올해 2차례에 걸쳐 농민들이 의견을 전달했으나 말할 때뿐이고 관심이 떨어지면 다시 수입농산물을 파는 기만적인 행동을 벌여왔다”며 “이는 수입농산물 판매를 금지하는 농협중앙회 지침마저 위반한 것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수입농산물을 수거하는 등 직접행동에 나선 농민들은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간판이 잘 보이는 출입구 앞 주차장에 수입농산물을 쌓고는 휘발유를 붓고 불태웠다.

이어 농민들은 박이환 담양농협 조합장의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농협측은 조합장이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앞으로 농민들은 담양농협을 시작으로 광주전남지역의 농협을 대상으로 ‘수입농산물 판매 응징 투쟁’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편, 농민들의 항의를 지켜본 홍기택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점장은 “고객 편의를 위해 다문화식품 코너를 만들고 바나나 정도를 팔아왔지만 겨울 비수기라 수입농산물 품목이 증가한 건 맞다”면서도 “이렇게 판매한 건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됐다”고 해명했다.

향후 수입농산물 판매 여부에 대해선 “조합장과 논의할 사안이라 바로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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