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하차거래, 농가-시장 합의점 찾을까

전남 대파농가 가락시장 방문
“농민만 손해보는 제도 안돼”
농민 참여해 개선책 모색키로

  • 입력 2018.12.16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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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락시장 하차거래 전환을 앞둔 전남 겨울대파 농민 70여명이 가락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관리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에 의견을 확실히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차상거래품목의 하차거래 전환은 시장 환경 및 물류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대부분의 비용부담이 산지에 전가돼 있다. 때문에 하차거래를 앞둔 제주 겨울양배추의 경우 농민들이 견고한 결집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전남 겨울대파 또한 뭉치기 시작했다. 신안·진도·영광 등 겨울대파 주산지 시군 농민들로 구성된 전남대파생산자협회준비위원회(위원장 곽길성)는 지난 12일 가락시장을 방문해 기자회견과 공사 사장 면담을 진행했다.

농민들은 하차거래 전환으로 인해 수취가가 kg당 200원(평당 2,400원)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스비 120원, 운송비 40원, 상차비 20원, 팰릿대여료·인건비·기타자재비 각각 10원 등 구체적으로 계산된 금액이다. 산지수집상들이 포전거래 시 추가비용을 감안한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결국 평당 2,400원의 부담이 모두 농민들에게 전가되리라는 주장이다.

반면 공사와 도매법인·중도매인들은 하차거래로 인해 시장 공간확대와 하역·배송작업 효율화,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로지 농민들만 손해를 본다는 점에서 불만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정원 신안 임자대파연구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하차거래로 인해 kg당 200원 이상 증가한다고 했는데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은 비용들도 많다.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만들어 놓고 이게 가장 좋은 정책이라며 시행하면 부담은 누가 지란 말인가”라고 호소했다.

지난 12일 전남 신안·진도·영광 대파농가 70여명이 가락시장을 방문, 대파 하차거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지난 12일 전남 신안·진도·영광 대파농가 70여명이 가락시장을 방문, 대파 하차거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농민들은 하차거래로 인한 추가비용을 공사·도매법인·중도매인 등 시장 주체들이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도매법인이 부담해야 할 하역비를 사실상 출하자가 내고 있는 실정과 관련, 도매법인이 하역비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장방법 개선도 요구했다. 하차거래(박스출하)를 하면 기존 단묶음은 하지 않아야 정상이지만, 중도매인들의 판매효율을 위해 단을 묶은 다음 박스로 포장하는 이중 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파 상장예외품목 지정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품목별 단일경매 시행 등 출하자 편익 향상을 위한 구조적 개선도 제안했다.

기자회견 이후 각 지역 대표들은 김경호 공사 사장 및 도매법인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김 사장은 농민들의 요구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특히 포장방법 문제에 대해선 빠른 시일 안에 농민·도매법인·중도매인·공사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대안을 찾기로 약속했다.

이날 면담으로 대파는 제주 양배추에 비해 한층 차분하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논의의 분위기가 잡혔다. 곽길성 준비위원장은 “시장의 편익을 위해 농가에 손해를 강요해선 안된다. 공사도, 도매법인·중도매인들도 하차거래의 이득을 보는 만큼 농민들과 부담을 나눠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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