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물가상승률 위험수준 아닌데 ‘비축미 방출 동의’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 “쌀값 상승, 물가측면 잘된 일”

  • 입력 2018.11.24 18:57
  • 수정 2018.11.24 19:4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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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타 속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양곡 5만톤 방출' 문제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타 속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양곡 5만톤 방출' 문제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상 첫 수확기 5만톤 정부양곡 방출 소식이 쌀값회복의 발목을 붙잡는 가운데 쌀 방출의 근거였던 ‘물가상승률’은 정작 위험수준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방출에 동의한 것은 농민을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 의결은 지난 14일 일정이었지만 농해수위 야당 의원들이 ‘수확기 정부양곡 5만톤 방출’에 대한 문제제기로 파행된 바 있다.

이날 역시 예산안 의결 직전까지 비축미 5만톤 방출 책임론과 쌀값대책에 대한 추궁이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개호 장관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한목소리였다.

이에 이 장관은 “농정책임자로 송구스럽다”며 “현재의 쌀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지는 않지만, 물가당국의 공매요청을 무작정 거부하기도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비축미 5만톤 방출 결정이 난 물가관계차관회의 내용을 가리켜 “기재부 1차관이 10월 물가가 전년대비 2% 상승했고, 국제유가나 쌀을 포함한 일부 농산물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는데, 이렇게 분석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며 회의에 참석한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의 답변을 구했다.

김 차관은 “물가가 2% 오르는 원인의 10%가 쌀값이다. 물가상승의 상당부분은 유가의 영향이지만, 쌀값도 역할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가는 현재보다 더 올라도 정부로선 부담이 아니라는 통계청 관계자의 발언이 곧이어 밝혀지면서 농식품부가 궁색해지고 말았다.

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6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연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현재까지 1.5%로, 중장기 물가목표인 2%에 못 미친다. 11월과 12월 중 많이 오를 것을 가정해도 2% 맞추긴 쉽지 않다’는 말을 했다”면서 “정부로서는 물가 오르는 것에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쌀값이 조금 올라 물가에 일부 기여하는 건 오히려 잘된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부 입장에서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아도 ‘디플레이션(물가가 떨어지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박 의원은 “쌀값이 너무 내려갔으니 어느 정도 회복돼야 한다. 물가상승 부담이 전혀 없고 (오히려) 물가가 적정수준 상승되는 게 필요할 것이란 요지로 통계청 과장이 말 할 정도면, 농식품부가 (비축미 방출 문제에) 농민들 입장을 적극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면서 ‘물가상승률 부담’을 앞세우며 비축미 5만톤 방출이 필요했다는 농식품부의 중복된 답변을 일축했다.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평균 5%인데 2% 상승에 호들갑을 떨 게 아니다”면서 “농식품부가 농민을 대변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수확기 비축미 공매는 절대 안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구곡방출에 있어서 농식품부는 기재부와 청와대 편이었다”며 “농정 책임자들이 자중해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쓴소리를 더했다.

지난 21일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과장은 “비축미 5만톤 공매는 내일(22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낙찰업체들은 29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하는데, 공매와 함께 비축미가 방출되는 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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