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올해 농작물 기상재해가 많아진 가운데 전라남도가 농약대 등 턱없이 낮은 복구비 지원단가를 현실화해 농가당 평균 복구비 지급액이 기존 66만원에서 185만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크고 작은 농작물 재해피해는 총 7회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 7월과 8월, 전남지역에서는 한낮 기온이 무려 40℃를 넘나드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호우·태풍 등 기상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5만5,183ha에 달했다. 이 중 벼가 2만7,000여ha로 전체 피해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9%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전남 벼 재배면적의 17% 규모다.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친 재해는 지난 8월 북상한 태풍 ‘솔릭’으로 벼 이삭이 나온 직후 전남지역을 통과해 2만1,413ha에 이삭이 흑갈색으로 변하는 흑수피해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의 올 한 해 피해복구비는 지난 2012년 피해 규모면에서 기록을 남긴 태풍 ‘볼라벤’과 ‘덴빈’ 이후 최대 규모인 총 687억원이다. 농약대가 528억원으로 77%를 차지했고, 대파대 104억원, 기타 생계비 지원 등 55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그동안 농약대 등 정부의 재해복구비 지원단가가 턱없이 낮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을 개정해 품목별 재해 복구비가 인상됐다. 벼 농약대는 ha(3,000평)당 22만원에서 52만원으로 2.4배, 채소류는 30만원에서 168만원으로 5.6배 인상됐다. 대파대도 엽채류가 297만원에서 410만원으로 1.4배, 과수는 392만원에서 619만원으로 1.6배 인상됐다.
그 결과 실제 피해 농가당 평균 복구비 지급액이 지원단가 2.8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인상 전에는 농가당 66만원이었으나, 인상 후 185만원으로 늘어 피해농가 경영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홍석봉 전라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올해 유례없는 폭염·태풍 등 잦은 기상재해로 많은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도에서도 벼 흑수피해 조사 기간 연장 건의 등 피해농가 입장에서 농업재해 사전·사후대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