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으로 간 감귤, 농업교류 물꼬가 되길

  • 입력 2018.11.18 14:0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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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제주도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된 제23회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원희룡 지사의 깜작 발표가 있었다. 원 지사는 “제주산 감귤이 오늘 오전 8시 군 수송기를 타고 북한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농민들은 물론 행사장을 메운 제주도민들 모두가 환호성을 외쳤다. 8년 만에 제주 감귤이 북으로 가게 된 감격이 행사장에 넘친 것이다.

이번에 감귤 200톤을 북으로 보낸 것은 지난 추석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이다. 제주 농민들은 이번 기회에 남북 간의 농업교류 물꼬가 활짝 열려 제주 감귤뿐 아니라 월동채소도 북에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감귤은 1999년부터 12년간 매년 북으로 보내졌다. 한반도에서 남부지방 일부와 제주에서만 생산되는 감귤은 북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북에서 감귤은 귀한 과일일 수밖에 없다.

감귤은 제주의 대표적 작목이며 한 때는 고소득 작목이었다. 그러나 전면적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감귤 역시 잠재적 공급과잉에 처해 고소득은커녕 안정된 수입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한-미 FTA로 오렌지 수입이 늘어나면서 감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작금의 제주감귤의 형편은 육지의 쌀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다고 작목전환을 통해 활로를 찾기도 난망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남북 농업교류가 8년 전처럼 활성화 된다면 제주감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월동채소 또한 북으로 보내 북한주민들도 겨울에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농업교류는 평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을 풀어가는 단초가 될 뿐 아니라 우리 농업·농민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될 것이기에 농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런데 보수 야당에서는 이번 감귤이 북에 가는 것에 대해 ‘감성팔이’, ‘조공외교’, ‘귤 상자에 귤만 있겠냐’는 등 트집 잡기에 여념이 없다. 남북 간의 긴장을 생존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농업만큼 인도주의적이고 평화적인 것은 없다. 감귤로 총칼을 만들 수 없고 쌀로 핵무기를 만드는 기술 또한 지구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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