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우리농산물 전문 판매장으로 거듭나야

  • 입력 2018.11.18 14:0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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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판매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이다. 올해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농협 자체브랜드(PB) 상품이 문제가 됐다. 지난달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농협 자체브랜드 상품 중 절반 가까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농협이 수익 창출만을 위해 수입산 원료 사용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협은 ‘하나로’와 ‘오케이쿡’이라는 유통브랜드를 만들어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경우 농협의 브랜드 관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농협의 브랜드 관리규정에 의하면 주원료는 반드시 (지역)농협 또는 관내 조합원으로부터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유통브랜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수입농산물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의 상황에서 농협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 우리 농민들이 처한 위기는 수입농산물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농민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수입농산물 판매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상당수 하나로마트에서 원형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사례가 줄어들었다.

바람직한 변화의 한편에서 농협 자체브랜드 상품 중 원료로 수입농산물을 사용하는 상품이 절반 가까이 있는 것은 농민 기만이다.

농협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농산물만을 판매한다는 차별성으로 경쟁력을 갖겠다는 원칙과 철학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런 노력으로 소비자들에게 농협에 가면 다소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을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경쟁에서 농협이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 아닌가?

뭘 팔던 돈만 많이 벌어서 농민 조합원들에게 환원하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은 결국은 스스로가 농민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런데 지역에선 적지 않은 농협이 이러한 천박한 사고로 수입농산물 판매를 합리화하고 있다.

농협은 우리농산물 판매의 메카가 된다는 목표를 명확히 세워야 한다. 아울러 우리농산물 전문 판매를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당연한 것을 가지고 소모적 논쟁을 지속할 것인가. 그사이에 농업·농촌·농민은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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