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국회와 대통령은 더 이상 때를 놓치지 말라
[농정춘추] 국회와 대통령은 더 이상 때를 놓치지 말라
  •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
  • 승인 2018.11.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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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헌중 (재)지역재단 상임이사

최근 정부는 시중 쌀값이 18만3,000원선을 회복 중인데도 정부재고미 5만톤 방출계획을 세우고, 향후 5년간(2018~2022년산 쌀) 적용될 목표가격을 80kg당 18만8,192원(현재 18만8,000원)으로 고작 192원 인상한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공을 떠넘겼다.

정부는 전농과 쌀협회의 재고미 방출 철회요구에 답하지 않고서 지난 1일 대통령의 ‘2019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선 현행 기준으로 목표가격 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도록 국회 협력을 요청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목표가격 설정이라는 공약은커녕 왜 현행 기준으로 제출하는지, kg당 300원(24만원)이라는 현장 농민들의 절실한 요구는 왜 모른 척하는지 답을 해야 한다. 대통령 취임 이후 신년사, 시정연설 등에서 한 차례도 농민·농업을 언급하지 않다가 ‘쌀 목표가격’ ‘공익형 직불제’ 두 사안을 거론했다는 사실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해야 하는가.

농민의길을 중심으로 소비자단체·시민사회단체·전문가 등이 연대한 ‘농업적폐청산과 농정개혁을 위한 국민행동’이 올 초부터 계속 요구해왔고, 급기야 지난 9월 10일부터 두 달 여 계속되고 있는 청와대 앞 국민농성단의 농정개혁 요구가 11월 하순 범농업계와 대통령의 면담으로 제대로 추진될 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농업·농촌·먹거리 정책과 관련한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는 시점에서 오는 19일 국회 농해수위와 20일 법안심사소위가 예정돼 있다. 산적한 과제 중 시급한 현안은 무엇보다 쌀 목표가격 재설정에 관한「농업소득 보전에 관한 법률」의 개정과 농정대개혁의 방향과 실천계획을 농민·소비자·시민사회·정부가 합의·제출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대통령 직속 상설자문기구(이른바 ‘농특위’)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의 제정일 것이다.

국회는 농민과 국민이 부여한 소임을 더 이상 방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 농업·농촌의 근간이자 남북농업교류협력까지 책임져야 할 쌀농업의 발전과 생산농민의 인간다운 삶 보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농민의 절실한 요구에 바탕을 두고 목표가격 설정에 관해 초당적으로 결단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의 기간산업인 농업의 해체와 국민의 일터·쉼터·삶터여야 할 농촌의 붕괴로 인한 지방소멸위기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된 마당에 농업·농촌·먹거리 문제에 대한 국민적·범부처적 공동대응체제로서 사회적 합의기구(대통령 직속 농특위)도 초당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농업해체·농촌붕괴가 더 이상 심화되지 않고 재생과 혁신의 물꼬를 잡도록 하는 것은 국회와 대통령의 기본 책무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과 농민의 인간다운 삶 보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건강권, 먹거리 복지권, 먹거리 주권) 보장은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 할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훨씬 여유가 있는 선진국조차 국가적 공동대응에 여념이 없다. ‘농촌은 프랑스의 미래!’라며 농민에겐 정당한 가격을, 시민들에겐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먹거리 접근권 보장을 위해 <국가먹거리플랫폼>과 <농촌을 위한 범부처공동위원회(CIR)>를 대통령·총리 직할로 운영하는 프랑스의 경우도 그렇고, ‘지방이 없으면 나라도 미래도 없다’며 농업·농촌 종합발전, 지역불균형 완화, 도농상생, 지역 살리기 등을 위해 <마을·사람·일자리 상생본부>를 총리 직할로 운영하는 일본의 경우도 남의 일이 아니다.

국회와 대통령은 농업·농촌·먹거리 정책의 근본적인 개혁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과 농민의 인간다운 삶 보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한 국가적인 공동대응체제의 구축이 시급한 초당적 합의과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국회와 대통령은 더 이상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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