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부르는 철원평야 무논 조성사업
두루미 부르는 철원평야 무논 조성사업
  • 정경숙 기자
  • 승인 2018.11.0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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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연속성 관건 … 정책·예산 등 국가지원 절실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무논으로 바뀐 국립종자원 오대벼 채종단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약 10만평의 논에 물을 채우고 가림막을 설치했다. 해질 무렵 재두루미 떼가 쉬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무논으로 바뀐 국립종자원 오대벼 채종단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약 10만평의 논에 물을 채우고 가림막을 설치했다. 해질 무렵 재두루미 떼가 쉬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난 강원도 철원의 들판, 휑한 자리 곳곳에 두루미가 모여 있다. 올해도 철원두루미협의체는 오대벼 수확이 끝나자마자 논에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논에 물이 차면 땅 속으로 숨어들었던 우렁이와 미꾸라지 등이 다시 나온다.

“두루미에겐 아주 적절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번식지인 북쪽에서 철원까지 오려면 에너지를 거의 다 쓴다. 여기 도착하자마자 필요한 건 물과 단백질, 편히 쉴 곳이다. 바로 무논이다. 올해엔 약 10만평 정도 무논을 조성할 계획이다.” 철원두루미협의체 최종수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샘물이 솟아나는 곳 네 군데를 무논조성지로 선정했는데, 생물다양성도 뛰어나다고 한다.

철원은 겨울새가 머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지역인 민간인 통제구역이 곡창지대라 안전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한탄강과 크고 작은 하천들, 저수지가 있어 물도 풍부하다.

무논 조성사업은 한국전력 경인건설처가 내놓은 사회공헌기금으로 진행돼왔다. 사업의 최종 목적은 ‘철원의 두루미 서식지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이며, 지금까지는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관과 소통하며 비교적 원활히 사업을 진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사업의 지속성이다. 한전이 기금을 거둬가면 사업은 끝난다. 농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자발적으로 실행해온 사업이 아주 뛰어난 결과를 얻었음에도 중단될 수 있는 것이다.

두루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올라 있다. 번식지와 월동지, 이동구간에 있는 나라들이 협력해 보전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 최근 국내의 다른 월동지들이 급속도로 파괴돼 철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 철원군에서는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사업비로 2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두루미 먹이보호를 위한 볏짚 존치 사업에 쓰인다. 지원되는 국비와 도비의 합보다 군비가 훨씬 많다. 관계자들은 국가적 차원의 정책수립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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