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재고미 방출 자제해야

  • 입력 2018.11.02 15:1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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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수확기에 잠깐 반등하기도 했지만 추세적 하락은 지난해 11월까지 지속됐다. 급기야 17만원대를 유지하던 쌀값은 지난해 8월에는 12만대로 폭락했다. 그래서 문재인정부 출범 후 농정의 최우선 과제는 쌀값 회복이었고, 2017년 수확기 쌀값을 15만대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 당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목표이자 대 농민 약속이었다.

쌀값 회복을 위해 문재인정부는 2017년 수확기에 전례 없는 선제적 시장격리를 실시했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쌀값은 15만원선을 넘어서면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8년이 시작되면서 쌀값 회복세는 지속됐고 올해 수확기를 앞두고 18만원에 근접하다 지난달 15일 통계청 산지쌀값 조사결과를 보면 19만원을 돌파했다. 이제 겨우 쌀값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추석을 전후에서 집중적으로 쌀값 폭등 기사를 쏟아내면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데 쌀값은 폭등한 것이 아니라 폭락했다가 이제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언론의 왜곡보도에 대응해야 마땅하지만 부화뇌동하는 행태를 보여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2017년산 쌀 5만톤을 시장에 방출하겠다는 발표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어느 정부도 수확기에 정부재고미를 방출한 사례가 없다. 햅쌀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하되는 12월 이후에는 쌀값이 내려가는 것이 통상적인 상황이다. 작년 수확기를 제외하고는 수확기에 쌀값이 오른 적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햅쌀이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형성될 시기에 정부가 재고미를 방출해 쌀값하락을 유도한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정책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조사된 19만3,000원 대의 쌀값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밝힌 쌀 목표가격 19만4,000원+알파(α)에 겨우 근접한 가격으로 비싸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농민들이 요구하는 밥 한 공기 300원, 쌀 한 가마 24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신곡수요량은 378만톤이고 신곡생산량은 387만5,000톤으로 9만톤 가량 초과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농민들은 신곡수요량에 초과되는 물량을 정부가 매입해야 마땅하다고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구곡을 5만톤이나 방출하겠다니, 겨우 회복된 쌀값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정부재고미 방출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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