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트랙터로 분단의 선 넘고 통일 이끌겠다”

[인터뷰]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입력 2018.10.28 10:50
  • 수정 2018.10.28 17:49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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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지난 11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통일농기계품앗이운동본부 결성을 위한 대동회의’를 열고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에게 “함께 ‘제2의 소떼방북’을 이뤄내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엔 소떼가 아닌 트렉터떼라는 점이 다르다. 전농을 이끌고 있는 박행덕 의장을 만나 통일운동에 나서는 농민들의 계획을 물었다. 

농민들의 통일사업, 왜 트랙터인가?

‘선을 넘자’는 취임 이후 새로 정한 전농의 슬로건이다. 농업 문제·통일 문제의 그 선을 우리 스스로 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핵심이다. 그 일환으로 1,000명 간부 육성과, 평창올림픽 당시 통일밥상 나눔 등을 제안했다. 이제 분단의 선을 돌파할 차례인데, 그 선을 과연 누가 돌파를 할 수 있겠는가.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에도 나왔듯이 다양한 교류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민간의 역할이 매우 크다.

통일농업을 외친 전농 역사 30년을 돌아봤을 때 그 임무는 전농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것이라고 봤다. 우리들은 농민이기도 하고, 또 최근 전농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투쟁이 부각돼 있는 상태에서 농민이 선을 넘는 수단 역시 자연스럽게 트랙터로 정해졌다.

통일은 온 국민의 일인 만큼 전농 혼자보단 운동본부를 추진해 범국민적 운동으로 끌고 나가고 싶었다. 정치와 함께 노동자·농민·빈민, 진보정당이 주도적으로 통일트랙터를 마련하고 분단선을 넘으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통일트랙터는 남쪽 끝에서부터 올라간다. 분단선을 넘는 국민적 운동을 주도함과 동시에, 농민이 주체인 만큼 쌀값보장과 농민수당 등 농업 의제를 외부에 알리고 해결을 위한 힘을 모으는 과정도 병행할 것이다. 전봉준투쟁단의 여정을 돌아봤을 때 해남이나 진주 등 최남단에서 서울까지 트랙터가 올라오는데 약 10~13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그것에 맞춰 트랙터가 12월 1일 민중대회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정기국회의 종료시점에 맞춰 서울로 향하며 농업의 위기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 집결한 트랙터는 이윽고 북으로 향하기 위한 발대식을 가질 것이다. 트랙터는 전농에서 자체적으로 힘을 모아 50대를 구매하고, 나머지 50대는 범국민운동본부 내 조직의 참여와 운동본부의 기금 활동으로 마련한다.

 

대북제재와 총 40억 재원마련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할 순 없다. 관계를 개선한다고 정상들이 선언했는데 제재가 여전히 진행된다면 모순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열어야 한다. 정말로 온 국민이 통일을 위해 힘을 모아 트랙터가 마련된다면 정부와 미국이 반대할 명분은 없다. 기어이 간다. 결국 국민의 힘이 얼마나 하나로 모아지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트랙터는 농기계 아닌가. 농민들이 트랙터로 논밭을 갈고 품앗이를 한다는데 반대한다면 이는 이웃사촌 사이에 떡도 나눠 먹지 말고 삽자루하나 나눠 쓰지 말라는 건데 이런 법이 통하는 세상은 정상이 아니다.

처음 우리가 이 운동을 시민사회에 제안 했을 때 615남측위원회에 속해 있는 많은 대표들이 ‘비록 큰돈이 아니어도 보탤 테니 제발 물러서지 말아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렇게 우리의 의지는 굳건하다. 전농에서 생각하는 취지를 바로 안다면 하다못해 트랙터 부속 하나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전농이 담당할 50대 분량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각 도연맹별로 시군별로, 결의가 올라오고 있다. 농민들에게 나락 한가마씩 걷고 지역에서 운동본부를 만들면 못할 것이 없다.

 

앞으로 통일농업 구상은.

각 시군농민회별로 통일쌀 재배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겠다. 북과 공동영농단지를 조성해 농자재와 농업기술, 농기계를 교류하고, 버섯과 축산물, 채소 등을 서로 교환하는 통일농업구상을 가지고 있다. 통일트랙터는 통일이앙기, 통일콤바인으로 더욱 확대 발전시키겠다. 급하게는 원래 계획했던 남북농민통일한마당을 성사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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