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과거보다 오른 게 아니다

“밥 한 공기 220원에 불과한데 300원은 보장해야”
물가지수 반영하니 쌀값 2000년대 초반보다 낮아

  • 입력 2018.10.28 09:51
  • 수정 2018.10.28 09:53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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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산지 쌀값이 이달 들어 80㎏당 19만원대를 넘으며 쌀값 상승세가 유례없는 주목을 받고 있다. 농업계는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쌀값 회복’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통계청 산지쌀값조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쌀값은 20㎏ 정곡이 4만8,252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80㎏당 17만원대 였던 쌀값이 이달 들어 19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 농업관측에서 올해 쌀 생산량은 383만~387만 톤으로 지난해 대비 2.7~3.6%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농경연은 약 8만톤 가량이 초과공급될거라 추정하며 올해 수확기 가격은 2017년산 단경기 가격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쌀값이 오르자 주요 언론들은 앞다퉈 쌀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북녘에 쌀을 퍼줘 쌀값이 올랐다는 괴소문도 도는 모습이다.

이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과 전국쌀생산자협회, 민중당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언론의 공정보도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의 쌀값 폭등 주장을 일축했다. 이들은 “2018년 10월 현재 밥 한 공기 가격은 220원으로 농민들은 밥 한 공기에 300원은 받아야 최소한 쌀농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면서 현재의 쌀값 상승세는 “쌀값 회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에게 쌀값을 보장하고 국민에겐 쌀을 안정된 가격에 공급하려면 주요 농산물 공공수급제, 정부비축 및 공공급식 확대 등 농산물 수급 상황을 개선하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 전국쌀생산자협회, 민중당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언론의 공정보도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정 기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 전국쌀생산자협회, 민중당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언론의 공정보도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정 기자

쌀값은 2016년 12월 12만9,807원으로 1996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0월 수확기에 들어 간신히 15만원대를 회복했다. 쌀값 폭락의 여파로 쌀이 농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 간 45%에서 현재 22%까지 주저앉았으며 쌀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2015년 수확기 산지쌀값(80㎏)인 15만659원을 기준으로 삼아 역대 쌀값에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하면 1998년 수확기 산지쌀값은 명목상 14만8,145원이지만 실질적으로 22만9,412원에 달한다.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쌀값은 2004년(21만1,914원)까지 2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점차 하향세를 타 현재에 이른다. 즉, 현재 19만원대의 쌀값도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하락한 가격이다.

황성혁 농협미래경영연구소 박사는 “현재 가격을 과거의 가격과 비교하려면 물가변동 등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지금 쌀값이 높다는 일부의 주장은 쌀값이 폭락한 직전 시기가 워낙 가격이 낮았기에 느끼는 기저효과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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