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_aT] 평온함 속 송곳 질의, aT 국정감사

농어촌공사 수상태양광사업에 가린 무난한 감사
eaT 시스템·농식품 수출입 관리 등 주요 안건 등장

  • 입력 2018.10.27 20:39
  • 수정 2018.10.29 10:1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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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2일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제식물검역인증원 5개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의 수상태양광사업이 집중포화를 받는 사이 나머지 기관들은 상당히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오전 국감 이후 휴식시간에 각 기관 임직원들 간에 “aT가 농어촌공사에 밥 한 끼 크게 사야 한다”는 우스개가 오갈 정도였다.

그래도 aT는 명실상부 농식품부 산하의 가장 굵직한 기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 기관에 비하면 산발적으로나마 밀도있는 질문과 질책이 등장했고, 오후 국감부터는 그 빈도가 제법 늘어나기도 했다. 예년에 비해 여유로웠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던 aT 국감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22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농어촌공사·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5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업무보고를 한 뒤 자리로 돌아오자 이병호 aT 사장이 업무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농어촌공사·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5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업무보고를 한 뒤 자리로 돌아오자 이병호 aT 사장이 업무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급식 안전관리, aT도 나서라

aT 국감에 불을 지핀 첫 이슈는 aT의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 ‘eaT’다. eaT는 식재료 공급업체와 전국 1만여개 학교의 공급계약을 중개하는 전자입찰 시스템이다. 참여 업체와 학교가 점차 확대되면서 지난해 기준 60억원에 육박하는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의 ‘초코케익 식중독’ 사건을 거론하며 aT가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식자재 안전관리에 투입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학교들이 aT라는 공공기관의 시스템을 믿고 식재료를 구입하는데 정작 aT가 식자재 관리감독에 하는 일이 없다. 60억원 수익 중 2억~3억원만 들여도 안전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전자시스템만을 관리하면서 60억원을 벌어들인다면 도둑놈 아니냐”며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당 경대수 의원도 “업체들이 약관위반, 식품위생위반 등으로 적발되면 폐업하고 다른 업체의 임원으로 등록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지난 5월 aT가 194개 업체를 점검했다지만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호 aT 사장은 “eaT는 전자조달 시스템으로, aT가 입찰시스템에 관한 걸 관리할 뿐 학교급식 안전성 전부를 관리하는 건 아니다. 업체와 학교 수가 많아 58억원의 수익에 정부 지원까지 받아 겨우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다”며 “aT가 안전성까지 점검하려면 훨씬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학교급식 안전성 전반에 대한 좀더 보강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농식품 수출입 관리 어떻게

aT의 핵심 기능인 농식품 수입·수출 관련 업무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식품 수출의 62%가 외국산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이고, 가공식품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신선농산물의 세 배에 달한다. 6년 동안 신선농산물 수출목표는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하고 수입원료 사용만 늘고 있다”며 고질적 문제를 짚었고,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은 “우리나라 김치 수입은 전량 중국산인데, 수입이 27만톤, 수출이 2만4,000톤으로 수입이 수출의 10배다. 명색이 김치 종주국인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현재 수입농산물 비축량이 19만톤인데 국산농산물 비축량이 2만톤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큰가”라고 질책하며 “비축사업을 농가 관점에서 진행할지 소비자 관점에서 진행할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호 사장은 정부의 정책기조와 aT의 노력을 열심히 설명하고 “앞으로 농가적 입장에서 비축사업을 관리해 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편하게 사업하지 말라

다수 의원들이 eaT와 농식품 수출입에 질문을 집중했지만 이따금 이와 별개로 의미있는 지적들이 등장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의 농산물 직거래 지원사업의 농협 편중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농협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인데 aT 지원금의 80%가 농협으로 간다. aT가 너무 편하게 사업하는 게 아니냐”며 “로컬푸드의 정신은 소농과 지역상생인 반면 농협 로컬푸드는 상업농 중심이다. 정부가 나서 사업하는 건 이유가 있는 건데 농협에 맡겨놓고만 있다”고 꾸짖었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aT의 지역(나주)산 식재료 사용률이 22%로 나주 소재 공공기관 평균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해 이병호 사장을 곤란케 했다. 또 “북한의 식량생산이 5% 줄어 식량난이 우려된다. 아직 직접 지원할 순 없지만 대북제재 해제와 맞물려 충분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aT가 준비해 달라”고 각별한 주문을 전하기도 했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농해수위원장)은 시종 공공기관으로서의 바른 한글 표기를 강조했다. 황 의원은 “농업분야 모든 공공기관이 마찬가지지만 aT가 특히 심하다. ‘플라워트럭’, ‘aTium’, ‘aT파일럿’, '세일즈로드쇼' 등 너무 기계적으로 영어를 갖다붙인다. 숫자단위 또한 ‘5,000천불’처럼 알아보기 힘든 표기를 자제하고 우리 방식대로 만 단위로 끊어 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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