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매가에 뿔난 당진농민들

“농협, 쌀값 낮추는 유통회사로 전락” … 농민들, 수매 거부 등 강경투쟁 예고

  • 입력 2018.10.26 13:09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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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충남 당진시 농민들이 최근 관내 12개 농협이 정한 벼 수매가가 시중 쌀값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수매 거부 등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당진지역의 계약재배 삼광 벼 수매가격을 보면 합덕·우강농협이 벼 1kg 기준 1,500원이고 나머지 농협들은 1,300원이다. 이에 당진시농민회(회장 김영빈)는 지난 17일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수매 거부 등 강력 대응을 결정하고 ‘당진쌀 헐값으로 판매하는 농협은 각성하라’가 적힌 현수막 50여개를 들판에 게시했다(사진).

현재 당진시내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삼광쌀이 20kg에 6만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를 벼값으로 환산하면 가공유통비를 빼더라도 벼 수매가가 1,700원 대는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농민들의 목소리다.

강사용 전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도본부장은 “농협이 벼 수매 우선지급금을 낮게 책정해 농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 도정업자와 타 지역에 헐값에 판매하고 있다”며 “결국 농협이 쌀값을 낮추는 유통회사”라고 성토했다. 이택현 논산시농민회 사무국장도 “농협이 가격을 주도하지 못하고 시세에 끌려 다니며 유통마진만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충남RPC운영협의회장인 강문규 우강농협 조합장은 “지금 수율과 제현률을 볼 때 해나루쌀 기준으로 벼 115kg은 가져야 24만원하는 쌀 80kg을 가공할 수 있는데 순수한 벼값만 17만5,000원”이라고 주장했다. 강 조합장의 주장을 적용한다면 지난해 벼 수매가는 1kg에 1,265원으로서 쌀 80kg 기준 원자재 값은 13만9,150원이고 그 당시 소비자 쌀값은 22만4,000원으로서 농협이 폭리를 취했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이종섭 당진시농민회 부회장은 “농협이 농민을 배신하고 대형유통회사에 저가로 쌀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진시농민회는 농민들과 함께 농협에 벼 출하를 거부하는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의 벼 수매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당진시청은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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