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축 ‘곤충’을 소개합니다

안전성·표준화 해결 현안 산적 … “그래도 전망 밝다”

  • 입력 2018.10.20 13:3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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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손재광 굼벅스 부대표가 지난 16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사육장에서 상자 안에 담긴 ‘꽃벵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손 부대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식용곤충이 주목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한승호 기자
손재광 굼벅스 부대표가 지난 16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사육장에서 상자 안에 담긴 ‘꽃벵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손 부대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식용곤충이 주목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한승호 기자

“곤충이 각광받을 때가 올 거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당장 내년이 될 수도 있고 3년, 5년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죠.”

지난 16일 경기도 오산에서 만난 손재광 굼벅스 부대표는 톱밥 안쪽에서 꿈틀거리는 ‘꽃벵이’를 보이며 곤충산업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꽃벵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의미한다. 갈색거저리 애벌레, 쌍별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애벌레와 함께 지난 2016년 일반식품원료로 등록된 네 가지 식용곤충 중 하나로 국내 가장 많은 농가가 사육 중이다.

굼벅스는 ‘공동브랜드·공동출하’라는 슬로건 아래 협력농가들과 동일한 먹이로 꽃벵이를 사육한다. 2018년 현재 100여개 이상의 농가가 원물인 꽃벵이를 생산하고 굼벅스는 제품을 기획해 식품 제조회사를 통해 가공한 뒤 유통·판매하고 있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곤충농가는 성충이 낳은 알을 부화시킨 뒤 톱밥 등의 먹이를 제공해 애벌레로 사육한다. 부화 후 약 45일이 지나면 번데기가 되기 전인 3령 애벌레가 되는 데 이때 출하를 위해 체내 배설물이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굼벅스는 총 75평 농장에서 애벌레와 성충을 각각 50평과 25평 규모로 사육 중이다. 매주 120~150kg의 애벌레를 생산하며 원물은 데치고 세척·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식품의 원료로 사용한다. 먹이로는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난 영양배지를 재활용해 부숙 등의 과정을 거쳐 톱밥 형태로 급여한다.

손 부대표는 “굼벅스만 하더라도 생산 규모나 능력 면에서 업계 내에 손꼽힐 정도라고 자부하지만 여전히 경영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밝히며 “그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마케팅, 즉 판로 문제다. 곤충산업을 두고 업계 내·외부에서 안전성, 표준화 등 해결돼야 할 현안들이 있다고들 하지만 제품을 생산해도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산업이 전반적으로 악순환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곤충산업이 매체를 통해 부각되며 사육 농가가 늘었지만 판로가 워낙 비좁아 그만 두는 농가도 적지 않고 방향 자체를 아예 분양으로 잡은 채 신규 투자를 부추기며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다. 귀농을 준비하는 커뮤니티에선 좋지 않은 소문까지 돌며 산업에 대한 인식이 훼손됐다”고도 전했다.

소비가 생산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현 체제상 곤충산업이 가진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손 부대표처럼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는 경우가 업계 내부에서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곤충 그 자체가 가진 영양·환경적 가치에 주목하며 머지않아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 큰 곤충산업. 작은 가축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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