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라돈침대 투쟁 승리

15일부터 본사로 반출 시작 … 농민들, 벼 수확기 앞두고 해결 다행 ‘한목소리’

  • 입력 2018.10.19 11:49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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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라돈침대 사태가 대진침대 천안 본사 이송을 합의하며 일단락 됐다. 라돈침대는 지난 6월 충남 당진항에 방치되며 문제가 됐고, 마을 주민들이 지난 4개월간 정부와 대진침대를 상대로 힘겹게 싸운 끝에 현장 해체가 아닌 본사 이송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대진침대는 지난 15일 주민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철 운반차량 5대에 매트리스를 옮겨 싣고 천안 본사로 향했다(사진). 대진침대와 당진시에 따르면 하루에 1,000개씩 이송할 경우 대략 15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성집회와 야적장 감시활동에 참여했던 농민들은 한창 고구마와 벼 수확기를 앞두고 해결돼 속이 후련하다고 반기면서도 마지막 1장의 매트리스가 나갈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대책위를 이끌어온 박소순 당진라돈침대대책위원회 대표는“대부분 농민인 주민들을 폭염 속에 4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이제 밀린 농사일 돌보는 게 우선”이라 했고, 배정화 상록초어머니회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 투쟁 시작할 때는 환경보다는 내 아이 건강만 생각했는데 싸우면서 지역 환경문제는 네 문제 내 문제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각각 소회를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엔 당진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완전한 반송을 요구하는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렸다. 본사 이송 계획이 알려진 터라 참가자들의 밝은 표정이 눈에 띄였다.

이날 당진시농민회원을 비롯해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은 지난 4개월 동안의 힘든 투쟁에서 승리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임종금 당진시농민회 순성면지회장은 “농민을 무시하니까 농촌에는 온갖 못된 시설이나 산업쓰레기장만 몰려오는데 라돈침대를 막아내 기쁘다”고 말했고, 한윤숙 당진시여성농민회 준비위원장도 “라돈침대는 인근 농민과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진시민 전체가 나서서 막아내야 할 생명의 문제로서 여성들이 끝까지 함께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라돈침대의 안전한 처리를 주장해온 지역주민과 학부모,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투쟁에 대한 평가를 통해 지역의 환경문제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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