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기계 품앗이 운동에 부쳐

  • 입력 2018.10.14 07:2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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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가 ‘통일농기계’라는 기치를 내걸고 품앗이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에 따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뤄져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농기계’를 농민교류의 주요한 화두로 제기한 것이다.

그동안 농민들은 민족농업과 한반도 식량주권 차원에서 일관되게 ‘통일 쌀’을 강조하였는데, 이번에는 쌀에 이어 농기계를 추가한 것으로 보여 진다. 앞으로 예상되는 남북 농민교류의 매개가 쌀, 농기계 등에 이어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소재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 쌀 이외에 비닐박막과 비료가 주요 매개였던 것에 비해 농기계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은 북측의 변화된 농업 상황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경제전반이 성장하고 영농물자의 공급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측이 농업부문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농기계이기 때문이다.

식량의 양적 생산 확대에 중점을 두던 것에서 탈피해 점차 식량의 질적 균형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논과 밭에서 곡물생산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던 농업 인력을 다양한 분야로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며, 농기계를 통한 노동생산성 증대 및 생력화 기술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로 한 새로운 노선을 구현하고 5개년 국가경제발전전략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주요 산업분야의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농기계는 바로 그 전략을 실현하는데 핵심이 된다.

통일농기계는 북측의 필요성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남측에도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 이미 국내 농기계산업은 과잉공급에 따른 시장포화 상태에 직면한지 오래됐다. 그렇기 때문에 농기계산업 관계자들은 국내 농기계산업의 새로운 활로는 남북교류에서 찾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통일농기계를 매개로 해 농기계 분야에서의 남북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농민뿐만 아니라 농기계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자신의 삶터와 일터를 유지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남북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도 농민들은 남북관계의 봄날이 다시 올 것을 기대하며 십시일반 정성을 들여 ‘통일 쌀 경작지’를 가꾸어 왔다. 앞으로 통일 쌀 경작이 통일 쌀 교류로 성과를 실현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통일농기계가 한반도를 경작하는 큰 꿈을 그려보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남북의 교류와 협력에 있어서 농민들은 그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통일농기계 품앗이 운동으로 다시금 앞장서 나가고자 하는 농민교류의 희망찬 내일을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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