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환경보전 추가’ 공익형직불제로 전면개편 촉구
‘기본소득+환경보전 추가’ 공익형직불제로 전면개편 촉구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8.10.13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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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편중 면적비례 직불금, 농민 양극화 부추겨
농촌소멸 위기상황 ‘멀지 않았다’ 위기감 공유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는 박근혜정부의 적폐와 새 정부의 정책이 전환되는 국면에서 치러졌지만 올해 국정감사는 오로지 문재인정부만의 정책평가로 채워진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쌀 목표가격, 직불제 개편 등 풀어야 할 과제를 점검하고 농촌소멸이 멀지않았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또한 늦었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전혀 변화 없는 농정의 대개혁을 촉구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해 최대 현안으로 쌀 목표가격과 수확기 쌀 수급이라고 보고한데 대해 국회 농해수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쌀 목표가격의 최저선으로 20만원을 제시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산정을 공약했는데 농식품부는 19만4,000원 이상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면서 “농민단체, 국회 모두 24만원 이상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년 전 가격과 비교해 쌀 농가들이 손해를 보고 있어서 소득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요구다. 농식품부는 농민 편에서 20만원 이상 24만5,000원 근접한 목표가격을 다시 발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5년 전 쌀 목표가격을 정할 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18만8,000원이란 결론이 났다”면서 “당시의 상승률로만 대입해도 21만원이다”고 강조했다.

당론으로 24만5,000원을 채택한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개호 장관만큼 농업에 대한 개념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고 평가하면서 “농업은 경쟁과 효율 대상이 아닌 보호대상이다. 농민들의 최저임금 인상 개념으로 고민하라. 농정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은 쌀 목표가격 적정화 일 뿐”이라고 제시했다.

지난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개호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개호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황주홍 농해수위원장은 11월 중 국회에 쌀 목표가격 정부안을 제출하겠다는 이개호 장관의 발언에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려면 11월은 너무 늦다”며 10월 중에 국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장관은 “(목표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려 10월 중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쌀 중심·면적비례 직불금, 전면개편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식품부가 제출한 ‘농업직불금 중 쌀 직불금 집행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쌀 중심이자 면적비례로 지원하는 현행 직불제가 농가간 소득양극화를 부추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17년까지 모두 9개의 농업직불금 예산 17조6,270억원을 집행했고 그 중 쌀 직불금이 총 14조5,566억원으로 83%를 차지한다. 더 큰 문제는 ‘면적중심’이라는데 있다. 지난해 지급된 쌀 고정직불금의 경우만 봐도 1ha 미만 농민이 55만7,406명에 달해 전체 수령자의 72%를 차지했지만 지급된 직불금은 전체 예산의 29% 비중이다. 반면 3%인 5ha 이상 대농이 전체 고정직불금 예산의 25%를 수령했다. 1ha 미만 중소영세농이 1인당 평균 42만원의 직불금을 받을 때 5ha 이상 대농은 1인당 평균 900만원을 수령한 셈이다.

박 의원은 “농업소득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3월 발표한 ‘농촌의 사회통합 실태와 정책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농가 상하위 소득격차는 11.3배나 된다”라며 “농가소득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보조금도 중소영세농 소득안정을 위한 방향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공익형직불제 2020년 시행

농식품부가 현행 직불금을 전면 개편한 ‘공익형직불제’를 농식품부 종합감사(26일) 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완주 의원은 직불금 개편안이 종합감사 전까지 나와야 쌀 목표가격 논의도 비로소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쌀 직불제와 밭 직불제 통합형인 ‘공익형직불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오 의원이 제시한 직불금 개편안은 농가기본소득 관점의 기본직불제 위에 농지관리 공익직불제(농지유지·관리, 환경보호 등)를 얹고 그 위에 가산형 공익직불제(친환경농업 등)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농가단위 동일금액이면서 농촌사회·문화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지불되는 기본직불제는 유럽 각국에서 시행되는 소농직불제와 같은 맥락이다. 또 농지관리·가산형 공익직불 모두 소득양극화를 막기 위해 농지면적의 역진형(농지가 작으면 직불금을 더 많이 주는 방식) 설계를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과 함께 오영훈 의원은 농식품부의 공익형직불제 개편안 추진 현황을 확인했다.

이개호 장관은 “직불제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농경연 용역결과는 지난 9월에 초안이 나왔지만 취임 전에 추진된 거라 공익형이라는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면보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올해 말까지 방향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전체적인 틀이 나온다”고 말한 뒤 “내년 상반기에 법과 제도 등 정책이 만들어지면 하반기 제도 정비를 거쳐 2020년 1월 시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논 타작물재배 피해농가 대책 마련해야

한편 올해 논 타작물재배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보상대책도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개호 장관은 “현재 타작물재배지원 단가가 ha당 평균 340만원인데 다소 낮다는 농가여론이 있다. 단가인상을 예산당국과 논의 중이나 전망이 밝지 않다. 그리고 논에 타작물재배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한 배수시설 지원이 전혀 없어 이에 대한 지원을 신설토록 협의중이다”면서 “피해대책을 실효성 있게 만들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귀농귀촌지원금, 기획부동산도 챙겨

귀농귀촌지원사업 시행 10년 만에 처음 실시한 합동점검 결과 사업장 이탈 등 50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주요 적발사례는 귀농귀촌 정부지원금 수령 이후 타 도시로 이주하거나 부실한 사업대상자를 선정, 경작확인 점검 미흡 등이다.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특정 애견 분양업체의 애견브리딩 창업자금으로 교묘히 악용된 사례도 있었다. 기획부동산 자금으로 둔갑한 사례도 밝혀져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년간 1,985건, 676억원 가량의 귀농귀촌 정부지원금 위반사항이 적발돼 지난 정부의 농업예산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됐는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귀농귀촌 정부지원금의 누수를 막고 귀농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귀농귀촌 예산을 청년직불금 확대와 취농지원 사업 등 구조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졸속 시행 앞둔 PLS, 농민 범법자 양산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대한 준비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종회 의원은 “PLS가 내년부터 시행되지만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농산물에 적용되는지 1월 1일 유통되는 농산물에 적용되는지 농민들은 혼란스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농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드론 농약 살포와 같은 비의도적 오염이다. 항공방제 농약의 비산 연구가 아직 진행중인데 PLS 적용일자부터 정해 놓는 것도 어불성설이다”고 일갈했다. 잔류농약 기준이 없는 경우 현행 0.05ppm까지 허용하는데 내년부터는 0.01ppm까지 기준이 낮아진다는 점도 현실이 고려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날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이 PLS 현장실태를 전하는 참고인 자격으로 국정감사에 함께 했다.

박흥식 의장은 “농촌현실에서 의도하지 않은 농약성분이 0.01ppm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언론은 일부 알타리무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된 것을 마치 대부분 검출된 것처럼 보도해 올해 알타리무 생산농가들이 판로가 끊기고 가격이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 앞으로 PLS가 전면시행되면 농민들이 범법자가 되는 등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PLS 제도는 필요하지만, 준비도 부족하고 제도적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전면시행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고 선대책 후제도 시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개호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개호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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