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오대벼 수매가 1,650원으로 조정

농민들 “아쉽지만 수용”

  • 입력 2018.10.07 17:19
  • 기자명 정경숙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 오대벼 수매가가 1kg당 1,650원으로 조정됐다. 이는 기존 수매가 1,550원에 대한 농민들의 아쉬움이 반영된 것으로, 철원군농업인단체협의회(철원농단협)와 이장협의회의 활약이 컸다.

농민들은 지난달 10일 쌀값대책토론회에서 협의한 내용대로 쌀값재조정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재조정 요구를 담은 현수막을 주요 장소에 걸어 홍보했고, 왜 재조정해야 하는지 이유를 담은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장협의회에서는 각 마을 농민들에게서 재조정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농민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화가 나고 답답했던 마음을 대신 말해줘 시원하다는 등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곧이어 철원군 4개 농협 조합장과 철원농단협, 이장협의회가 만나 가격조정을 위한 회의를 했다. 농민들은 1,750원을 제시했으나, 농협 측은 오대벼가 여주벼보다 재현율과 도정수율이 떨어지는 점을 들어 1,650원을 제안했다. 농민들은 의논 끝에 지난해 수매가 1,350원을 기준으로 할 때 300원이 오른 것으로 인상폭이 작지 않음을 감안해 1,650원을 받아들였다.

천경산 철원군이장협의회장은 “수매가가 결정되기 전에 영농회장단에서 농협 쪽에 1,650원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받아들여졌으니 다행이다. 이번에도 부결됐다면 말할 수 없이 아쉬웠을 것”이라 말했다.

이용금 한국쌀전업농철원군연합회장은 “미흡하지만 농민들의 아쉬움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쌀값을 두고 농민들 마음은 같다는 걸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용빈 철원군농민회장은 “지역 농협들이 적자 때문에 고생한 시간들이 있었다. 농협 처지에선 300원 인상이 최선일 것이다. 향후 만약 쌀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적자가 생길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농협과 농민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 방안이 무엇일지 우리 농민들이 찾아내야 한다”며 농민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쌀값대책토론회에 이어 펼쳐진 일련의 수매가 인상 운동 기간 동안, 철원의 농민들 사이에선 더 이상 쌀값을 떨어뜨릴 수 없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듯하다. 농민으로서의 자존감, 내가 농사지은 쌀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기에 의미가 크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