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대파 하차거래 시행

이달 1일부터 전면 시행
출하자 부담 여전히 난제

  • 입력 2018.10.07 00:1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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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가 예정대로 이달 1일부터 가락시장 대파 하차거래를 시행했다. 올해의 마지막 하차거래 전환 품목이다. 하지만 추가되는 비용을 출하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비난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공사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계획에 맞춰 순차적으로 차상거래 품목의 하차거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16년 수박에서부터 무·양파·총각무·쪽파·양배추·대파를 차례로 완료함에 따라 이제 가락시장 차상거래 품목은 배추만을 남겨놓게 됐다.

가락시장에서 차상거래하던 대파가 하차거래 품목으로 전환됐다. 사진은 박스포장으로 출하한 대파(왼쪽)와 비닐적재 후 래핑해 출하한 대파. 대아청과 제공
가락시장에서 차상거래하던 대파가 하차거래 품목으로 전환됐다. 사진은 박스포장으로 출하한 대파(왼쪽)와 비닐적재 후 래핑해 출하한 대파. 대아청과 제공

하차거래 시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출하자의 비용부담이다. 지금껏 차상거래를 유지했던 품목들은 그만큼 하차거래 시 비용부담이 큰 품목들이다. 그러나 공사의 물류비 지원은 팰릿당 몇천원에 불과한데다 농식품부 또한 추가 지원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공사가 추진하는 하차거래 전환이 출하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지금까지 출하자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왔고 총각무·제주양배추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갈등이 진행 중이다. 대파농가들 또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진도에서 겨울대파를 준비하는 곽길성씨는 “일단 준비는 하고 있는데 걱정이 많다. 장기적으론 하차거래를 하긴 해야 되는데 그 부담이 농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김정원 신안 임자대파연구회장은 “5톤 트럭 한 대에 5,000~6,000단을 실어 보내면 농민들에게 한 단에 100원 남짓이 돌아오는데, 하차거래를 하면 4,000단 정도밖에 실을 수 없다. 물류비를 일부 지원해준다 해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대파 박스포장은 박스비 부담이 클뿐더러 기존과 똑같이 단묶음을 한 후 박스에 담아야 하는 탓에 비용 절감 요소도 전무하다. 때문에 대파 하차거래는 대개 박스포장보단 비닐이나 망포장을 쌓아 래핑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여름철 고온기다. 날이 선선할 땐 큰 문제가 없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비닐포장한 대파가 짓무르기 쉬워진다. 벌써부터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내년엔 민원이 더욱 빗발칠 수도 있다.

공사는 내년도 배추를 끝으로 차상거래품목의 하차거래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론 순조롭게 일정을 좇고 있지만 아직 몇몇 품목의 갈등이 미봉 상태에 있어 향후 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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