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어업분야 취업자, 전년대비 6만9천명 늘어

국가적 고용침체 속 농림어업분야 ‘증가’
무급가족종사 급증 … 양적분석 필요
농경연, 현장·전문가와 정책토론회 개최

  • 입력 2018.09.22 11:03
  • 수정 2018.09.22 11:44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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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사회 전반적인 고용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농림어업분야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6만9,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인지, 지속가능한지 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9일 서울역 인근 동자아트홀에서 농림어업분야 고용증가 현황과 시사점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9일 서울역 인근 동자아트홀에서 농림어업분야 고용증가 현황과 시사점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농경연)은 지난 19일 서울역 인근 동자아트홀에서 ‘농림어업 최근 고용 동향과 대응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농업분야 고용동향 변화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한 마상진 농경연 농정연구센터장은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8월 현재 14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만9,000명이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자영, 가족종사, 사용근로 모든 측면에서 늘어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60대 이상이 각각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을 하지 않는 자영업자, 무급 가족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무급 가족종사자는 60대 이상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 센터장은 이같은 농림어업 고용 증가에 변화를 준 요인으로 △TV프로그램 등 농업·농촌 생활선호 문화 확대 △귀농 증가 △귀농 농가의 경제성 △농업법인 종사자 증가 △농촌 활성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 효과 등을 꼽았다.

마 센터장은 “제한적인 통계라 신중해야겠지만, 농림어업분야 고용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상진 농경연 농정연구센터장이 농업분야 고용동향 변화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마상진 농경연 농정연구센터장이 농업분야 고용동향 변화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그러나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장민기 (사)농정연구센터 부소장은 “2015년 농업총조사를 보면 40대 미만이 1.3%에 불과하고 500만원 이하 판매하는 농가는 전체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위기상황이다. 특히 청년세대는 극단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양적인 면에서 농업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며, 계절에 따른 필요인력 변화도 크다. 최근엔 농업노동 투입을 줄이고 있는데,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족노동을 활용하거나 고용을 하더라도 단기로 하는 등 고용에 지극히 소극적”이라고 앞선 발표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농업인력육성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 장 부소장은 “청년농민 1만명 육성이 정부 계획인데 단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것을 탈피해서 중장기 농업농촌 인력계획이 필요하다. 또 인력정책이 신규인원 유입확대 뿐 아니라 이후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과 정착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은 “과연 농업에 대한 미래 전망이 있어서 취업자 수가 늘었는지 의문이다. IMF 이후 직장을 잃은 중장년층이 농촌을 찾던 것과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면서 “농업분야 취업증가 정책이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농촌에 살고 있는 농민들의 지속가능성이다. 농산물 가격과 소득 문제가 해결돼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사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면 농업문제 뿐 아니라 취업자 증가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아울러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정부가 농업부분의 공공 일자리를 더 확대해 달라. 일례로 농지관리에 국가적인 책임을 갖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을 발표한 송남근 농식품부 농업정책과장은 “농업이 사양산업이라고 하는데 취업자 수가 증가한다는 언뜻 이해가 어려운 문제를 논의했다. 통계 자체에 이해 안 되는 측면도 있는데,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면서 “지난 1일 농업분야 일자리 박람회가 있었다. 전후방산업 다 포함해 1,600개 일자리가 있는데 구직자들이 연봉 높은 곳에 몰린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서 어려운 농업농촌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확대에 노력하겠다. 일자리 박람회 홈페이지를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등 정책개선에 힘 쓰겠다”고 마무리했다.

김창길 농경연 원장은 “농업분야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것에 대한 실상과 허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취업유발계수가 농업분야가 타 산업에 비해 굉장히 높다. 기회는 있는데 국가정책에 있어 농업분야는 관심 밖인 듯하다. 농업의 역할을 찾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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