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에 김경호씨 취임

코드인사 비판 속 임명 강행
전문성 결여, 업무파악 관건

  • 입력 2018.09.21 14:44
  • 수정 2018.09.21 14:5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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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신임 사장이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신임 사장이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농수공) 신임 사장에 김경호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이 취임했다. 전임 박현출 사장이 공식 임기를 마친지 5개월만이다. 하지만 비전문가 출신 인사인데다 인사청문회에서도 뚜렷한 경영철학을 드러내지 못해 유통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농수공은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중심인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중요기관이다. 가락시장은 유난히 구성원 간 이해관계와 역사가 복잡한데다 최근엔 시설현대화와 물류효율화, 거래제도 다변화 등 어느 때보다 민감한 이슈가 집중돼 있다.

김경호 신임 사장은 서울시 공무원으로 30여년간 요직을 수행한 베테랑이다. 그러나 농업이나 유통분야 경력이 전무한 탓에 현 시점에서 농수공 사장으로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사실 김 사장의 이름은 이미 지난 봄부터 시장 유통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2월 명예퇴직을 하고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다 물러난 그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농수공 사장으로 내정해 뒀다는 소문이었다. 이에 농민단체와 상인단체, 농수공 노조 등은 연달아 비판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선 자연히 이같은 잡음들이 화두로 등장했다. 의원들은 박원순 시장의 ‘코드인사’ 의혹을 제기했으며 정의당 권수정 의원은 직접적으로 김 사장(당시 후보)의 박 시장 선거캠프 활약 여부를 추궁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중랑구청장 선거캠프에서 내가 개발한 공약이 박 시장의 공약으로 채택된 정도”라고 시장과의 연줄에 선을 그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다. 의원들은 김 사장의 업무 전문성 부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김 사장은 짧은 기간 동안 파악한 업무지식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충분히 인정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매시장 거래제도 문제에 대해선 기존 농수공의 개혁 방향을 유지할 뜻을 밝혔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를 풀어낼 방책에 대해선 “시장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반복했다. 가락시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태성 의원은 “방향성은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없고 대부분 두루뭉술하다. 그만큼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꼬리를 문 비판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는 이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논란이 컸던 만큼 김 사장이 향후 얼마나 조속히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일 김 사장을 공식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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