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낮은 철원 수매가, 재조정하라”

철원농민들, 쌀값대책 토론회 열어

  • 입력 2018.09.16 09:21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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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지난 10일, 철원군농업인단체협의회(철원농단협)가 주최·주관한 ‘쌀값대책토론회’가 강원도 철원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렸다. 농업인단체 대부분이 참여하고 농협관계자와 군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들은 ‘수매가 재조정’을 농협에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철원의 4개 농협 가운데 김화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농협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수매가를 1,550원(1kg)으로 정했다. 철원군농민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생종 기준으로 여주 1,800원, 이천과 예산이 1,700원, 진천 민간 RPC가 1,750원이다. 하물며 가까운 포천에서도 1,700원을 웃돌 전망이다. 철원의 농협들이 쌀시장의 흐름에 어둡거나, 알면서도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근거다.

수매의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농민들로선 더욱 분통이 터진다. 농협의 오대벼 수매량은 전체 생산량의 50~60% 에 불과하다. 계약을 초과하는 물량은 수탁으로 처리되는데, 올해 수탁가는 수매가보다 300원 낮은 1,250원이다. 민간 RPC에서 사들이는 가격 1,500원에 훨씬 못 미친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민간 RPC가 오대쌀값을 주도해가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느냐고 농민들은 비웃는다. 동시에 농협이 수탁을 통해 취한 이익을 농민과 나누지 않으니 수탁의 본질을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원의 농협들이 파는 오대쌀값에 농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격앙된다. 철원농단협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철원농협은 오대쌀 20㎏을 6만7,000원에, 동송과 동철원 농협은 6만6,000원에 팔고 있다. 10㎏는 3만7,900원이다. 벼 수매가 대비 142%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이용금 한국쌀전업농철원군연합회장은 “수매가가 낮으면 쌀 판매가도 싸질 수밖에 없으니, 고품질 고가미인 철원 오대쌀이 올해는 전국의 쌀값을 하향평준화 시킬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김동익 한국농촌지도자철원군연합회장은 “정부가 2018~2022년 쌀 목표가격으로 정한 19만4,000원보다 적으니 할 말이 없다”며 개탄했다.

김용빈 철원군농민회장은 “수매가에 시장의 물가상승률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김희용 전국쌀생산자협회 강원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열렸던 쌀 목표가격 정책토론회의 내용을 소개하며 “논 농업의 공익적 가치도 쌀 가격에 반영하도록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참석한 농민들은 모두 ‘수매가 재조정’을 주장했고, 철원농단협은 농협에 농민들의 요구를 전하는 동시에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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