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양곡, 신규판매처 확보에 주력

지난 3년 적자·매년 판매량 5천억원 규모 … 경합·수매가 등 농민조합원 우려 해소 필요

  • 입력 2018.09.16 08:56
  • 수정 2018.09.16 09:16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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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쌀 판매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15년 3월 설립한 ‘농협양곡’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 계속되고 있다. 사업 초기지만 지난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데다 거점양곡센터 인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아서다. 이에 농협양곡의 쌀 판매사업과 거점양곡센터 현황, 전문가들의 분석 등 4회에 걸친 기획보도를 통해 농협양곡의 현 주소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농협양곡 진단

1. 농협양곡 쌀사업 현황

2. 농협양곡 진천·익산·무안·안동지사는 지금

3. 부여군통합RPC 인수 둘러싼 논란

4. 농협양곡 어디로 가야하나?

농협양곡이 농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지역농협RPC와의 경합, 수매가 결정에 대한 농민조합원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한 지역농협 미곡종합처리장으로 햅쌀이 들어오는 가운데 소비되지 못한 재고쌀이 한 쪽에 쌓여 있는 모습이다. 한승호 기자
농협양곡이 농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지역농협RPC와의 경합, 수매가 결정에 대한 농민조합원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한 지역농협 미곡종합처리장으로 햅쌀이 들어오는 가운데 소비되지 못한 재고쌀이 한 쪽에 쌓여 있는 모습이다. 한승호 기자

농협양곡(대표이사 유영삼)은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3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2015년은 12억원, 2016년 8억원, 2017년 11억원 가량이다. 사업 초기라 고정투자가 들어간 데다 지난 3년간 쌀값이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민간보다 수매가를 1,000~2,000원씩 높게 책정하다보니 손익이 좋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농협양곡 관계자의 설명이다.

농협 내부에서도 애초부터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팔아주는 회사라 수익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고 한다. 수익이 크게 나면 그만큼 쌀을 낮게 매입했다고 해석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농협중앙회가 농협양곡이라는 자회사를 띄운 건 쌀 판매 활성화를 위해서다. 농협양곡의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병원 현 농협중앙회장은 당시 농협양곡으로 쌀 유통 경로를 단일화시키면 지역농협RPC 간, 또한 민간과의 과다경쟁으로 인한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규모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주도가 목표였던 셈이다.

이를 위해 농협양곡은 통합전산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141개에 달하는 지역농협RPC 중 출자 방식으로 2020년까지 거점양곡센터 7개를 세우고, 우수RPC와 공동판매센터 30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물론 거점양곡센터 설립 이후에도 정부 방침에 따라 적자나 운영이 어려운 RPC는 통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지 전북 익산, 충북 진천, 전남 무안, 경북 안동 등의 통합RPC를 거점양곡센터로 인수했다. 충남 부여는 현재 타진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수과정에선 지역농협 농민조합원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농협양곡의 불분명한 사업성, 지역농협RPC와의 경합, 수매가 결정 등에 대한 농민조합원 의사 미반영 우려 때문이다.

농협양곡이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무엇보다 우려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 쌀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와 경합 문제를 확인하려면 우선 농협양곡의 쌀 판매량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농협양곡의 2015년 사업량은 5,022억원, 2016년 4,895억원, 2017년 5,598억원이다. 5,00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2,000억원 가량은 농협 판매장을 통한 계통판매, 나머진 대외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대외판매는 대형유통업체와 햇반을 제조하는 CJ, 오뚜기 등 대형유통업체, 도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농협양곡 관계자는 “큰 규모에서 쌀을 유통 시키는 게 농협양곡의 기본 사업방향”이라며 “계통판매의 비중이 높지만 농협양곡 자체브랜드 판매가 아니라 지역농협과의 경합이 이뤄지지 않고, 지역농협 간 경합의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농협에서도 자체적으로 지역농협과의 경합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신규거래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35개의 신규거래처를 발굴했고, 금액으로는 130억원 규모다. CJ와 오뚜기 등 대형제조업체의 사업량도 성장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2016년 판매량이 300억원에서 400억원까지 늘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수매가 결정에 대한 농민조합원들의 우려에 대해선 “인근지역 산지 수매가 평균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주변 지역 수매가와 차등을 심하게 둘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양곡은 현재 △쌀값 지지를 위한 양곡 판매사업 추진 △거점양곡센터 인수 추진 및 경영기반 내실화 △판매경쟁력 갖춘 신상품 개발로 신규판로 개척 등을 당면 현안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쌀값 상승으로 인해 경영성적도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양곡이 농민조합원들의 우려를 벗고 객관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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